[ 박신영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차기 생명보험협회장 선출을 두고 고민이다. 지난 6일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에 ‘거물급’ 경제관료인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선임되면서 차기 생보협회장도 체급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수창 생보협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8일로 끝난다. 생보협회는 그러나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 일정을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회추위에는 삼성·한화·교보·농협·동양생명 등 5개 이사회사 대표와 보험학회장인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 리스크관리학회장인 장동한 건국대 교수 등 7명이 참여한다.
생보협회장 선출이 늦어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생보사 자산 규모가 813조원 수준으로 264조원 규모인 손보사보다 네 배가량 큰 만큼 협회장도 손보협회보다 무게감이 있는 인물이 와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차기 협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관료 출신 중엔 장관급 인물이 없다는 데 있다. 민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출신들도 후보로 언급됐지만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한 생보사 임원은 “생보사들도 힘있는 인물이 협회장으로 와서 금융당국에 생보사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이 아직 회추위 구성을 놓고 ‘사인’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손보협회와 생보협회는 민간 이익단체지만 협회장을 뽑을 땐 금융당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해왔다. 장남식 전 손보협회장과 이수창 생보협회장은 민간 출신이긴 하지만, 이들이 선임되던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이 컸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손보협회뿐 아니라 현재 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계 협회장에 관료 출신들이 선임되는 추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회추위를 시작해도 된다는 사인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기 어렵다”며 “차기 생보협회장을 못 뽑을 경우 이 회장이 임기가 끝난 이후 상당 기간 회장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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