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하는 잔류파… 바른정당 '공중분해' 되나

입력 2017-11-08 19:00
정병국 "11명 유지도 힘들어"
일부 의원 '유승민 책임론' 거론
탈당파, 9일 한국당 입당

한달간 국민의당과 통합 모색


[ 유승호 기자 ] 바른정당 의원 9명이 탈당한 데 이어 추가 탈당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잔류파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힘쓰고 있지만 5~6명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일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잔류파 내 이견이 드러났다. 하태경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잘못하면 그 표가 무조건 한국당으로 온다고 생각하는데 국민 수준이 높아져 반사이익을 노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금 한국당으로 기어들어 가면 희망이 사라진다. 보수는 끝이다”고 말했다.

반면 정병국 의원은 “정치는 혼자 할 수 없다. 아무리 뜻과 원칙이 좋다고 해도 사람이 정이 떨어지면 함께하지 못한다”며 “이런 상태로 가면 11명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파가 떠나는 과정에서 강경한 자강론을 유지한 유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의원 간담회에선 앞으로 한 달 동안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대상으로 ‘중도 보수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통합 논의는 1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에 맡기기로 했다.

자강론을 강경하게 주장하던 유 의원이 한발 양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당장 2차 탈당 행렬은 막게 됐다. 그러나 통합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탈당 움직임은 다시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

잔류파 일부 의원들은 9명 탈당에 대해 ‘유승민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탈당파와 자강파가 대립하는 가운데 오는 13일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중재안이 나왔지만 유 의원이 거부해 결국 탈당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탈당파는 9일 한국당에 입당하기로 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한국당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보수통합 추진 모임’ 직후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입당식이 있을 것”이라며 “입당 환영 만찬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보수 대통합에 동참하기 위해 한국당에 들어오는 분들을 당 대표로서 환영한다”며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선 더 이상 설득하기 어려워 이제 문을 닫고 내부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잔류파의 추가 탈당을 마지막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