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뱅크론 펀드, 올 수익률 '마이너스'…브라질 국채는 2%대 그쳐
금리인상기 최고 상품이라더니…미국 뱅크론 펀드 올 수익률 -1.63%
4조 이상 팔린 브라질 국채, 9월 이후 수익률 10%P 하락
[ 김우섭/나수지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한 해외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 랠리에 소외되고 있는 해외 채권 투자 상품이 대부분이다. 올 들어 4조원어치 이상 팔린 브라질 채권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년 만기 한국 국채 시장금리(연 2.5%)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급락한 브라질 국채 수익률
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2일 투자한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의 수익률은 지난 3일 5.69%(환 변동, 채권이자 포함)까지 하락했다. 연고점인 지난 9월18일(15.51%)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투자 금액의 3% 안팎인 선취 수수료를 빼면 2.69%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브라질 채권 가격이 급락(시장 금리 상승)한 이유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 기반 약화로 기대했던 연금 개혁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강세 속에 환손실도 입었다. 연초 370원이었던 원·헤알 환율은 34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불안한 정국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까지 브라질 채권 판매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1월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 주요 9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유안타증권)의 브라질 채권 판매액은 5조26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서만 4조1169억원어치가 팔렸다.
긍정적인 전망을 담은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쏟아졌다. 브라질 채권 관련 리포트는 올 1~7월에만 39건, 월평균 5.5건이 나왔다. 하지만 연금 개혁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고, 투자 수익률이 하락한 지난달 이후엔 단 한 건의 리포트만 나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품 판매를 위해 희망적인 분석 자료를 쏟아내다가 정작 위기가 닥치면 ‘나 몰라라’ 하는 증권업계의 관행이 또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증권사들은 짭짤한 수익
수익률과 상관없이 증권업계는 브라질 채권 중개로 적잖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증권사들은 브라질 채권 중개 과정에서 선취 수수료 3% 안팎을 뗀다. 채권 중개액(5조260억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약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현지 증권사에 내는 비용 등을 빼더라도 적잖은 이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의 최고 재테크 상품으로 꼽았던 뱅크론(은행 대출채권) 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하다. 국내에 선보인 9개 뱅크론 펀드(설정액은 9687억원)의 연초 이후 지난 6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1.63%에 그쳤다. 원화 강세 움직임 속에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 펀드는 -6%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뱅크론은 신용등급 BBB- 이하인 미국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선순위 담보대출이다. 수익률이 3개월 만기 리보(Libor·은행 간 대출) 금리와 연동된다. 한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기조에서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자금 수요는 그대로니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고위험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베네수엘라 국채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페데베사(PDVSA) 공사채 가격도 최근 30% 이상 떨어졌다.
일각에선 ‘수익률 호조→증권사 마케팅 후 판매량 급증→수익률 급락’ 사이클이 반복됐던 해외 상품 ‘잔혹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브라질 채권은 2014년 증권사와 신흥국 펀드 등을 통해 1조4000억원가량 판매됐다. 하지만 이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금액의 절반가량 손실이 났다.
김우섭/나수지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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