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원조' 오뚜기
3분카레로 간편식 시장 진출
즉석밥·컵밥·냉동밥 빅히트
사골곰탕 시장선 '부동의 1위'
냉동피자 '입소문'에 품절 사태도
[ 안재광 기자 ]
오뚜기는 1981년 ‘3분카레’를 내놨다. 국내 최초의 가정간편식(HMR)이었다. 이후 HMR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작년 이 시장의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30%가량 늘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식품업계는 내다본다.
HMR ‘원조’ 격인 오뚜기의 ‘3분 요리’ 시리즈는 카레를 시작으로 짜장, 햄버그, 미트볼 등으로 확장됐다. 2000년대 들어선 프리미엄 상품인 ‘3분 백세카레’와 데울 필요가 없는 ‘그대로카레’, ‘그대로짜장’ 등을 내놨다. 2014년 5월에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콩카레’를 출시했다. 세계 각국의 카레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 등도 선보였다.
오뚜기는 2004년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밥과 어울리는 소스와 짝을 이룬 20여 종의 다양한 세트밥을 내놨다. ‘오뚜기밥’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3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작년에는 간편성을 강조한 컵밥 제품으로 김치참치덮밥, 제육덮밥 등 6종을 출시했다. 곧바로 진짬뽕밥, 부대찌개밥 등도 내놨다. 올 들어서는 쇠고기미역국밥, 북어해장국밥, 사골곰탕국밥, 양송이비프카레밥 등 7종을 추가로 내놔 총 15종을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 컵밥’은 메뉴별 고유의 맛을 강화하고 큼직한 건더기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3분요리에서 입증된 오뚜기만의 조미 노하우로 농축 액상소스를 사용해 국물 맛이 진하고 깔끔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컵밥과 함흥비빔면은 개그맨 김준현 씨를 광고모델로 써서 인지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상온 유통되는 컵밥 이외에 냉동밥 매출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의 냉동밥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냉동밥 시장은 연평균 50% 이상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냉동밥 시장은 오뚜기와 CJ제일제당, 풀무원의 ‘3파전’ 양상이다. 3사 모두 20% 초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비교적 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 ‘오뚜기 볶음밥’을 내놨다. 하지만 출시 1년여 만에 국내 냉동밥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며 입지를 다졌다.
사골곰탕 시장은 오뚜기가 단연 1위다. 시장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사골곰탕 국내 시장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국내 간편식 국물요리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오뚜기 사골곰탕은 1998년 출시됐다.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쌀밥에 따뜻한 국 한 그릇이 기본인 우리 민족의 식문화에서 고깃국물인 곰탕은 빠질 수 없는 메뉴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가고 조리시간이 길어 집에서 해먹기는 부담이 된다. 오뚜기는 100% 사골로 장시간 고아 옛 맛을 그대로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 전골 등 다양한 국물요리에 활용도가 높다.
냉동피자 시장에서도 오뚜기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뚜기 냉동피자는 작년 5월 출시 이후 올 2월까지 단일품목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더해져 하루 판매량 4000개를 넘는 매장도 있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오뚜기 냉동피자는 콤비네이션·불고기·고르곤졸라·호두&아몬드 등 총 4종이다. 전자레인지나 오븐뿐 아니라 프라이팬으로도 조리가 가능하다. 고온으로 달군 돌판오븐에서 구워낸 피자로 정통 피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2~3인이 먹기 적당한 크기다. 오뚜기는 냉동피자 시장이 연 400억원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시장을 선점하고 더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간편식 원조기업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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