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종합금융그룹 위한 '마지막 퍼즐' 완성
오랜 숙원사업 마침표
은행+증권 시너지 절실
대주주 적격성 통과 고비
"하이운용·현대선물 재매각"
이미 운용사 보유 '불필요'
인수자금 부담 줄어들 듯
[ 이지훈/윤희은 기자 ]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NK금융지주에 밀린 뒤 지방은행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DGB, 증권사 인수 숙원 달성
DGB금융은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린 M&A 시장의 단골손님이다. 대구은행, DGB캐피탈, DGB생명보험(옛 우리아비바생명), DGB자산운용을 거느리고 있는 DGB금융에 증권사 인수는 숙원사업이었다. 명실상부한 종합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증권과 은행의 시너지가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은 당초 DGB금융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 간 치열한 경쟁구도였다. 하지만 당초 주요 투자자(LP)로 참여해 IMM PE를 돕기로 했던 우리은행이 빠지면서 DGB금융에 유리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인수 협상이 한때 위기를 겪었다”며 “하지만 DGB금융 내부에서 외형 확대를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번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등 경영진이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로 꼽힌다.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사와 관계없이 자본적정성 등을 주로 따지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DGB금융이 이와 관련해 이미 법률적인 검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하이운용·현대선물 재매각할 듯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은 재매각해 인수 부담을 덜 계획이다. 두 회사를 묶어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DGB금융의 계산이다. 계획대로라면 하이투자증권의 인수가는 3000억원 중반대로 떨어진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을 재매각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DGB금융은 이미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어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을 갖고 갈 유인이 적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매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지분 소유가 금지돼 있어 하이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놨다.
이지훈/윤희은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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