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값 뚝뚝…디스플레이 이익 뚝, TV 실적 쑥

입력 2017-11-07 19:30
수정 2017-11-08 06:10
40인치 패널가격 하반기 20%↓
LG·삼성디스플레이는 울고
싸게 공급받는 TV사업부 웃고
"중국 공급 늘어 가격 하락 장기화"


[ 노경목 기자 ] 하반기 들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TV와 디스플레이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달 40인치 LCD 패널 평균가격은 113달러로 지난 5월보다 20% 하락했다. 지난해 2월 95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LCD가격은 올 1월 141달러까지 반등한 이후 5개월간 가격을 유지하다가 6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LCD 패널의 가격 하락과 함께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올 1분기 1조629억원이던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3분기 5860억원을 기록, 1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역시 1조3000억원에서 9700억원으로 줄었다. 아직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의 100%를, 삼성디스플레이는 40% 정도를 LCD 패널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이들 업체에서 LCD 패널을 공급받는 TV업체들의 수익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와 2분기에 3000억원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이익이 3분기 44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도 2분기 3430억원에서 3분기 4580억원으로 33% 뛰었다. 삼성전자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LG전자는 올레드TV를 앞세우고 있지만 일반 LCD TV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85~90%로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LCD 패널을 자회사인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통해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이 오르면 디스플레이업체가 웃고 떨어지면 TV사업부가 웃는 상황이 가격 사이클인 9~12개월 단위로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번 LCD 패널 가격 하락이 과거와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BOE와 CSOT 등 중국 업체들의 8세대 LCD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며 공급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내년에는 BOE가 10.5세대 공장 가동에 나서고, 2019년에는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공장과 CSOT 11세대 공장도 본격 생산에 나선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샤프의 LCD 패널 공급 중단 등에 따른 공급 부족과 TV 대형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상반기 일시적으로 LCD 패널 값이 반등했지만 장기적인 수급 추이를 보면 가격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시장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공급을 조정하며 공멸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LCD 패널 가격의 장기 하락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업계 전체를 공멸로 몰아넣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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