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월마트가 아마존과 맞설 수 있는 이유

입력 2017-11-07 11:22
수정 2017-11-07 17:05
리테일+




미국 증시에서 월마트와 아마존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커머스 기업인 아마존닷컴의 본격적인 성장세가 확인되면서 주가급락을 경험한 오프라인 '유통 공룡'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코스트코의 주가도 지난 7월부터 거세게 반등 중이다.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독보적인 시장 지위(비즈니스 모델)가 아마존과 맞설 수 있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아마존닷컴은 장중 사상 최고 가격인 주당 1125달러에 거래됐다. 아마존은 올해 저점(1월3일) 대비 약 41%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아마존은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437억 달러와 2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4% 이상 성장, 당초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선 3분기가 비수기다. 성수기인 4분기를 대비하기 위한 '재고 축적 기간'으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아마존의 경우 2분기 중 투자 확대 탓으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였다.

아마존의 성장세는 놀랍다. 부문별 매출액에서도 리테일과 AWS(클라우드)가 전년 대비 각각 32%와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AWS는 요금인하에도 거둔 성장세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아마존의 성장세는 '승자독식'이란 독점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게다가 아마존은 가장 큰 소비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급성장은 고스란히 오프라인 유통기업에게 충격으로 이어졌다. 2015년부터 주가 역시 곤두박질쳤다.

월마트는 2015년 1월 중 역사상 최고치인 주당 90.97달러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11월 58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불과 10개월 만에 반토막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코스트의 경우 2015년 8월, 140~15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117달러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실제로 아마존이 물류 혁신과 신사업 분야 진출로 2000년대 이후 급격한 외형 성장을 거두고 있는 동안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고개를 숙였다.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잃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가 신발 유통 기업이었던 페이리스슈소스(Payless)는 부도를 맞았고, 시어스 홀딩스와 메이시스의 매출액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시어스 홀딩스는 올해에만 K마트 45개 지점과 시어스 18개 지점의 문을 닫기로 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주가가 역대 가장 높은 곳까지 뛰어올랐다.

월마트는 간밤 주당 89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90.97달러, 2015년 1월)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코는 지난 5월 사상 최고가(183.18달러)를 달성한 이후 주가조정을 받았지만 7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의도 증권가(街)는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독점구조에 주목했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할인마트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이고, 코스트코는 회원제 할인마트란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송승연 연구원은 "아마존의 공세로 이익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두 기업의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탄탄한 시장 지위 때문"이라며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서 경기개선(매크로) 등 제반 환경에 즉각 반응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미국 소매판매는 올 6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월간 개인소비지출 상승률 역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고, 지난달 말 발표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0.7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04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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