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에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9명이 집단 탈당을 선택하면서 황영철 의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19대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앞둔 시점에서 바른정당은 1차 집단 탈당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 때 황영철 의원은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세간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를 번복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황 의원는 "탈당기자회견을 곧바로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었다. 하지만 고민할 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고, 한 동료의원에게 그런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그 동료의원이 곧바로 내게 찾아와 다시 설득했고, 휩쓸리듯 우선 탈당 대열에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1차 바른정당 탈당 번복시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재건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계속 걸어나가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황 의원은 5월 3일 탈당 번복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이 자리에서 어제 밝힌 바른정당 탈당의 입장을 철회하고자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지난 청문회 과정과 비상시국회의 설립, 창당과정에서 저의 정치적 언행들을 지켜보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셨던 국민들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을 받게 돼 그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잔류를 천명했던 황 의원은 끝내 자유한국당행을 택했다.
황 의원은 바른정당을 떠나면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철새라면 언제든지 또 (철새가) 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9명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이다.
이로써 지난 1월 창당한 바른정당은 20석에서 11석으로 줄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됐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3개 교섭단체 체제로 바뀌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복당으로 의석수가 116석으로 늘어 원내 제1야당의 자리를 굳히게 됐지만 내홍은 여전하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에 대해 "‘박근혜 향수’에 기댔던 자유한국당의 대선 전략과 탄핵의 여파를 피해 경력세탁에 나섰던 허상이 드러났다"면서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척 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나쁜 사람이 착한 척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음을 국민에게 확인시켜 줬다"고 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선거용 이합집산에 나선 것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면서 "보수정당 개혁에 나섰던 큰 흐름에 역주행하는 행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