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인재포럼] '젊은 나라' 베트남, 1억명 내수시장이 성장 동력… APEC도 개최

입력 2017-11-06 18:54
전체 인구의 40%가 35세 미만
중산층 늘어 소비시장 급팽창


[ 허란 기자 ] 베트남 증시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중 하나다. 이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베트남 최대 부동산회사 빈그룹의 자회사인 빈컴(Vincom)만 해도 공모 규모가 역대 최고인 6억8000만달러(약 7584억원) 수준이다. ‘젊은 나라’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9490만 명)의 40%가 35세 미만일 정도로 활력이 넘치는 나라다. 투자와 내수시장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2017 CMI(도시역동성지수)’에서 베트남의 호찌민과 하노이는 각각 2위와 8위에 선정됐다. 저임금 노동을 기반으로 한 ‘세계의 공장’에서 ‘1억 내수 시장’을 가진 동남아시아의 맹주로 베트남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9월 H&M이 호찌민시에 1호점을 개점했는데 첫날 4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줄지어 들어오며 시장의 잠재성을 입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베트남 경제가 6.7%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유층과 중산층 증가에 힘입어 소비시장이 급성장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나타샤 앤셀 씨티그룹 베트남담당 대표는 “베트남 경제는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베트남 투자를 원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69억8200만달러(약 18조9400억원, 1732건)로 전년 동기보다 50.5%(건수 증가율 3.1%) 증가했다.

올초만 해도 미국의 이탈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동력을 잃으면서 베트남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올 상반기 교역액(1982억달러)이 전년 대비 21.5% 증가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베트남의 내수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아 TPP 좌초에도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TPP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일본, 인도, 한국, 호주, 뉴질랜드 6개 국가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칭한다. 베트남 투자 1위 국가인 한국도 더 많은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10~11일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동남아 신흥 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