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맞은 한중관계…면세점·화장품株 4분기 볕든다

입력 2017-11-06 14:22
수정 2017-11-10 14:06


한국과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면세점주 화장품주 등 관련 종목들이 살아나고 있다. 증권가에선 '중국발 온풍'이 4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2시56분 현재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2700원(3.32%) 오른 8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주가가 8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시내면세점 경쟁이 치열했던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사드 보복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 모드로 돌아섰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날 3분기 실적 부진에 5% 가까이 하락 중임에도 추석 직전(9월29일 종가 2만5200원) 대비 35%나 상승했다. 18만~19만원대를 오가던 신세계도 추석 이후 단숨에 22만원대로 올라섰다.

1년 가까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화장품주도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이날 10.57% 급등하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4만원대를 회복했다. 에프앤리퍼블릭도 자회사인 제이준코스메틱(1.70%)이 중국에서 호조를 보인 덕에 사흘 만에 주가를 22% 끌어올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LG생활건강(2.87%)과 코스맥스(2.19%), 한국콜마(2.03%), 코리아나(5.96%) 등 주요 화장품주 역시 4분기 들어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부문에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對)중국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에 주가가 동반 하락했던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말 한중 관계 복원 합의로 사실상 사드 보복 조치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화장품과 면세점은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상품·채널이기 때문에 내년 중국 인바운드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2016년 수준(409만명)으로 돌아가는 것도 공격적인 예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예상보다 이른 11월부터 항공 노선 재개·패키지 상품 출시 등이 이뤄지면서 2018년 초부터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면세점 시장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증가하면서 내년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월 중국인 입국자 지표는 전월 대비 6% 감소한 32만명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매년 9월에 20% 이상 감소하던 것을 고려하면 회복세가 뚜렷하다.

또 10~11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이뤄질 한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민간 부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그널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베를린 G20 정상회담은 형식적인 측면이 강했다"며 "연이은 회담 과정을 통해 실질적 규제 완화를 비롯한 관계 개선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 보복 1년간 중국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기초 화장품에서 색조로 이동하면서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같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 내에서도 후와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는 전년 대비 30% 이상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마몽드와 라네즈 잇츠스킨 등의 업체들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드 보복 조치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나 채널의 문제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연구원은 "화장품주의 경우 혁신 제품에 강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ODM 업체들이 잠재 성장 여력이 크다"며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겠지만 밸류에이션 회복에 의한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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