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최근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국가에 대한 비자를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6일 발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 과제’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국내 관광객수는 작년 동기보다 23.5% 감소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등으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락했다. 성수기인 7월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40.8%나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돈도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014년 1247달러에서 2015년 1141달러, 2016년 991달러 등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이에 따라 국내 관광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동남아·인도 비자제도 완화 △1인 관광통역사 등록기준 완화 △지역관광 콘텐츠 개발 등을 제안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전자여권을 사전 등록하면 비자 발급을 면제해주고 있다. 대만도 이달부터 필리핀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를 시행했다. 최규정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태국,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비자 면제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대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 신설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의 등록요건 완화도 시급하다.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를 하려면 국가자격증을 따야한다.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기업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영업을 하려면 자본금 2억원을 갖고 사무실도 가져야 한다. 대한상의는 또 서울, 제주 등으로 편중된 관광지역 다변화를 위해 지역별 관광명소를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자문위원인 이훈 한양대 교수는 “사드 사태처럼 국내 관광 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외부 변수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하면서도 관광객 다변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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