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3당체제'로 재편
마지막 의총에서도 접점 못찾아
8일 탈당계 내고 9일 한국당 입당
김무성 "보수개혁 계속 노력할 것"
유승민 "국민 판단에 맡길 수밖에"
[ 유승호/박종필 기자 ]
바른정당 의원 9명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방식으로 보수 야권 재편이 매듭지어졌다.
바른정당은 5일 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탈당파와 이에 반대하는 자강파 간에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였지만 자강파가 가속력이 붙은 탈당 행렬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하면서 바른정당 탈당파에 명분을 제공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바른정당 탈당파는 6일 국회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9일 한국당에 입당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당 진로를 논의했지만 탈당파와 자강파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이 났다. 탈당파 의원들은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열자고 주장했다. 반면 자강파는 전당대회를 연기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특히 자강파 대표 격인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이 의총에서 전당대회 강행을 완강하게 고수하면서 의총은 평행선을 달렸다.
유 의원은 “당을 지키겠다는 생각과 한국당으로 합치겠다는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이제는 국민에게 판단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추후 의총이 다시 열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탈당계를 낼 의원은 김무성 김용태 김영우 강길부 정양석 주호영 이종구 홍철호 황영철 등 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주 의원은 탈당파와 자강파 사이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마지막에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6일 오전에 국회에서 통합 성명서를 발표하고 8일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뒤 9일 한국당에 입당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탈당파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한국당에서) 국민이 원하는 보수개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탈당파 의원들이 복당을 결정하면서 현재 107석인 한국당 의석은 116석으로 늘어난다. 집권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5석 차이로 좁혀진다. 바른정당은 20석에서 11석으로 내려앉게 돼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는다. 보수 야권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회는 3당 체제(교섭단체 기준)로 재편된다.
바른정당 탈당파 합류 이후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제명에 이어 친박(친박근혜)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까지 출당시킬지도 관심이다. 복당한 의원들이 서·최 의원 제명에 힘을 보탤 경우 친박계 핵심을 겨냥한 ‘인적 청산’이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서·최 의원을 겨냥해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나와 몸부림치는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비겁하고 측은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요구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