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에 밀리는 일본 조선사, 설계 통합 나선다

입력 2017-11-05 19:50
수정 2017-11-06 05:24
설계·건조 분리해 생존 모색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대형 조선사가 앞다퉈 지역 조선소별로 흩어져 있는 자사의 선박설계 부문을 통합하고 있다. 한국,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자 선박 설계와 건조를 분리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조선과 IHI 등 4개 회사가 통합해 출범한 일본 2위 조선업체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전국 7개 지역 조선소에 분산돼 있는 주요 설계담당 기술자들을 본사 설계 부문으로 모으기로 했다.

조선소별 설계업무 중복을 해소하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에코십(친환경 선박)’ 설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건조와 설계 부문을 분리해 저비용 건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분업화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중국 현지 조선소에서 기본설계를 담당하고, 일본 고베조선소에서 연비성능 향상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맡는 식으로 설계업무를 이원화했다. 실질적으로는 일본 연구소 쪽으로 설계 핵심업무를 집중했다.

일본 조선업체들이 설계업무 통합에 적극 나선 것은 2020년대 중반까지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 등을 줄인 에코십 설계 능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신규 선박 건조 수주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조선 기업과의 수주 경쟁에서 열세인 일본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설계와 건조 업무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