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누가 했지?

입력 2017-11-05 19:32
수정 2017-11-06 05:45
미래전략실 해체 됐는데…

전 미전실 인사팀 직원들 주도
사업지원TF 정현호 총괄설도
인사평가 조직 여전히 오리무중

비전자·금융 인사는 시간 필요
현직 사장이 후임자 추천할 듯


[ 좌동욱/노경목 기자 ] 지난달 31일부터 단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철통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그동안 역대 사장단 인사를 지켜봐온 고위임원들조차 “도대체 누가 평가하고 인사안을 짜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과거 고위급 인사를 총괄하던 그룹 미래전략실은 해체됐다. 서울 구치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부 인사안을 지시할 수도 없는 여건이다. 이번에 사장단 교체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누군가가 이 부회장의 포괄적 인사원칙을 받아 권오현 회장 등 그룹 원로들과 상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이번 사장단 인사를 위한 실무작업은 지난 3월 미래전략실 해체로 삼성전자로 내려온 박모 전무 등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평소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이었던 이상훈 사장의 지휘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이 사장은 인사 대상이라는 이유로 관련 보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발표가 나기 직전인 지난 2일 오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 사장이 ‘인사 시점 및 규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모릅니다”라고 답변한 이유다.

이 사장이 아니라면 다음으로 주목되는 인물은 정현호 사장이다. 그는 미전실 해체 직전에 그룹 인사팀장을 지냈으며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을 맡았다. 이 부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 중 하나로도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전자 관련 인사평가와 사업조정 업무 등은 정 사장이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인사도 정 사장이 경험을 살려 인사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특히 생명 화재 증권 카드 등 금융계열사 인사는 이 부회장이 무작정 낙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회사의 경영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에 따른 내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사에 대한 인사는 제법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권 회장이 물러나면서 이사회에 후임자를 추천하는 관행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면 비(非)전자 제조계열사의 사장단 인사가 금세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나타난 사장단 인사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우선 조기 쇄신 인사를 단행한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평가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반도체사업 수장인 권 회장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용퇴를 전격 선언한 것이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후진을 위해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대표이사를 한 단계씩 승진시켜 나름의 역할을 맡긴 것도 적절한 예우였다는 평이다.

좌동욱/노경목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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