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상납' 공방 격화
국민의당 "국정원 비자금게이트"
문재인 대통령, 참모진에 주의 당부
[ 김형호 기자 ]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논란이 국회로 옮겨붙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유용사건의 몸통이 드러나고 있는데 놀랍게도 그 중심에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며 “소위 문고리 권력이 자행한 일이며 박 전 대통령은 모르지 않을까 했던 세간의 예상을 깨고 박 전 대통령 직접 지시로 상납받았다는 데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 대변인은 “청와대가 국정원 자금을 총선 당선을 위해 친박 후보 여론조사 비용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정원 돈이 한국당 친박 의원들에게 흘러간 점은 없는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대변인인 장제원 의원은 “검찰은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특수활동비로 보이는 돈이 권양숙 여사에게 흘러들어간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 여사가 과거 검찰 조사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3억원을 받아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진술했는데, 권 여사에게 흘러간 3억원이 청와대 특수활동비에서 나온 비자금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박근혜 비자금 게이트, 국정원 게이트라 불러도 무방하다”며 “한국당은 수사를 통해 드러나기 전에 작년 총선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으로부터 도움받은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국정원에서 뭘 해결해주겠다며 돈이든 뭐든 가져와도 절대로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이 불거진 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노무현 정부 때는 국정원에서 주는 돈을 일절 받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