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드 부지 제공 후 올스톱됐던 중국사업 시동
3조 투입한 선양 롯데타운
10개월째 공사 못했지만 올해 재개되면 2020년께 완공
매물로 나온 롯데마트 112개도 인수자 접촉…'제값 받기' 청신호
[ 류시훈/이수빈 기자 ]
롯데그룹이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요구에 따라 성주 골프장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키로 한 이후 롯데의 중국 사업은 휘청거렸다.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운을 능가하는 규모로 건설 중이던 선양의 롯데타운과 청두의 복합단지 사업이 작년 12월 이후 전면 중단됐다. 중국 당국은 안전조치 미흡 등을 공사 중단의 이유로 제시했지만,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선양과 청두의 ‘롯데타운’ 프로젝트가 사드 보복의 직격탄에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그렇다고 발을 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이미 공사가 30% 정도 진행돼 1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3월 이후 중국 롯데마트 112개 가운데 87개의 영업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약 7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 5개 롯데백화점 매출은 올 들어 약 20% 줄었다. 롯데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롯데마트 매각 결정을 늦춘 것도 선양과 청두 프로젝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한국과 중국 정부의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청두 롯데 복합단지 공사가 재개되자 롯데그룹의 중국 내 다른 사업도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4년 롯데제과 중국법인을 세우면서 중국에 처음 진출한 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계열사 24곳이 들어가 올해까지 약 10조원을 투자했다.
청두 복합단지 공사 재개로 롯데가 3조원을 투입해 짓는 랴오닝성의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역시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는 2008년부터 선양에 연면적 145만㎡ 규모로 대규모 주거·쇼핑·관광단지 건설에 나서 2014년 1단계로 롯데백화점을 완공했다. 롯데는 이 부지에 ‘롯데타운’을 조성해 2019년까지 정식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작년 12월 2단계 공사가 중단됐다. 선양시 당국이 행정절차 미비를 이유로 공사 중단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공사가 재개되면 2020년께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롯데는 예상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청두에 이어 늦어도 12월까지는 선양 복합단지 건축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철회는 롯데마트 매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청두 복합단지 공사 재개를 신호로 인수 업체들과 접촉이 활발해지고, 적정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지금까지 태국 최대 유통기업인 CP그룹을 비롯해 전략적투자자(SI), 사모펀드(PEF) 등 업체 10곳가량이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접촉해왔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인수 희망자들이 장부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했는데 제재가 풀리면 좀 더 나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이수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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