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7일 방한이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보좌관회의 등을 통해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징과도 같다. 역대 대통령들은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면 미국산 소고기를 만찬상에 올리면서 우애를 표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내한한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한우 갈비구이와 함께 미국산 소고기 안심스테이크를 대접했다. 당시 광우병 논란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4월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색동구절판, 삼계죽, 궁중신선로 등 전통음식과 함께 미국산 안심스테이크를 내놨다.
미국 대통령 역시 한국 대통령이 방문하면 만찬 메뉴로 양국간 우정을 강조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잡히는 생선 도버솔 구이와 미국산 쌀로 지은 비빔밥을 선보였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초청한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한국 식당에서 불고기 만찬을 대접했다. 미국 소고기를 한국식 양념으로 재워 만든 불고기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념 환영 만찬에 미국산 소고기가 메뉴로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미 FTA 개정협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한 ‘호혜성’을 상징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 지지자 상당수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에 나선 점에서 청와대가 메뉴 선택에 고민이 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