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거래 1위' SK엔카, 한앤컴퍼니에 팔린다

입력 2017-11-01 17:44
인수가격 2000억원 안팎
'엔카' 브랜드 1~2년 더 사용할 듯
SK, 중고차 사업 사실상 철수


[ 정영효/이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일 오후 3시45분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유통 브랜드 SK엔카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팔린다. SK그룹은 중고차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다.

▶본지 9월8일자 A1, 4면 참조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앤컴퍼니를 SK엔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K그룹이 직원 고용 보장 등을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SK엔카 인수전은 PEF 간 대결로 펼쳐졌다. 지난달 18일 예비입찰에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케이스톤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 4곳의 PEF가 참여했다. 17일 본입찰을 거쳐 한앤컴퍼니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엔카’ 브랜드는 1~2년 더 사용하는 방향으로 상표권을 가진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와 협의하고 있다. 2014년 SK(주)가 SK엔카 온라인 사업부문을 떼어내 SK엔카닷컴을 설립하고 카세일즈에 지분 49.99%를 매각할 때 엔카 상표권도 함께 팔았다.

SK엔카는 지난해 전국 26개 직영점을 통해 6만8000대의 중고차를 거래했다. 지난해 8189억원, 올 상반기 46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중고차 판매업(오프라인)이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성장에 한계를 느껴 SK엔카를 매물로 내놨다. 중기적합업종이 아닌 온라인 중고차 유통사업 계열사인 SK엔카닷컴은 계속 보유한다. 하지만 이 회사 매출(지난해 337억원)이 SK엔카의 4% 수준에 불과해 업계에서는 SK그룹이 중고차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PE 출신인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한앤컴퍼니는 국내 대표 PEF 중 하나다. 대한시멘트 쌍용양회 등을 사들여 국내 시멘트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2015년 세계 2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을 약 4조원에 인수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털로 출발해 중견 PEF로 올라선 운용사다. 프로그레시브딜(경쟁호가방식)까지 참여해 한앤컴퍼니와 경합했으나 분루를 삼켰다.

정영효/이지훈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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