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여행객 91%, 가족 여행객 위한 기내 유아동반석 찬성
- 미취학 아동과 여행할 경우 사전 준비 필수…부모와 승무원 모두 인내심 갖고 보살펴야
어린아이 동반 손님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 찬반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 10명 중 9명은 비행기에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유아동반석’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최근 20세부터 59세 사이 한국인 남녀 여행객 25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항공 여행 시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키즈존(Kids Zone)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어린아이의 입장을 금지하는 기내 노키즈존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51%) 의견이 찬성(39%)보다 높았다. 최근 영유아는 입장이 불가한 ‘노키즈존’ 카페 및 식당 등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조사된 결과라 눈길을 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항공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절반은 아이와 함께 여행 중 난감했던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녀로 인해 가장 곤란했던 상황은 아이가 기내에서 우는 경우로 78%가 항공 여행 시 자녀의 짜증과 우는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화장실과 아기 기저귀갈이 장소 부족(33%)’, ‘아이의 건강 이상(23%)’을 기내에서 가장 난감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항공 여행 시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서비스는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었다. 아이와 함께 항공 여행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1%가 기내에서 피로와 답답함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 수유실 및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개별 공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내 수유실 등 개별 공간’에 뒤이어 ‘유아 동반 승객 대기시간 우대 서비스(52%), ‘아동석 할인 서비스(44%)’ 등이 보완되거나 필요한 기내 서비스로 고려됐다.
‘노키즈존’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화두다. 몇몇 외국 항공사에선 좌석 일부를 노키즈존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항공은 2012년부터 일부 노선의 2층 이코노미석 일부를 12세 미만 어린아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용한 구역(Quite Zone)’으로 지정했다. 유아 승객의 탑승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조용한 구역에도 만일을 위한 ‘요람’이 갖춰져 있으며, 1층에 좌석이 부족한 경우 어린아이도 조용한 구역에 탑승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외에도 ‘에어아시아(AirAsia)’와 ‘스쿠트항공(Scoot)’, ‘인디고(IndiGO)' 등 아시아 저비용 항공사들이 조용한 기내 환경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좌석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조용한 구역은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유아용 기내식과 요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유아 동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아이와 함께 항공 여행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1%는 유아 동반 승객을 위한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는 ‘이유식 및 유아식 서비스(76%)’였으며 ‘24개월 미만 승객을 위한 국내선 무료 운임 서비스(31%)’와 ‘성인 요금의 일부를 부담하는 소아 운임 할인 서비스(24%)’가 뒤를 이었다. 유아 동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 점에 3.8점을 기록했다.
유아 동반 여행시 각종 관련 서비스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방송인 샘 해밍턴은 지난해 아들 윌리엄과 호주로 출발하기 전 같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을 위한 매너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
샘 해밍턴은 "5개월 된 윌리엄이에요. 비행기를 두 번째 타보는 거라 아직 무섭네요. 그래서 울거나 소리 지를 수 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사탕과 귀마개를 챙겼으니 푹 주무세요"라고 애교있게 적은 편지와 사탕을 건넸다.
최형표 스카이스캐너 한국 시장 총괄 매니저는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이 넘게 걸려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항공 여행을 어린 승객들이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 수 있다”며, “부모와 승무원들의 따스한 보살핌도 중요하지만 어린 자녀들을 위한 항공 서비스를 미리 알아보고 준비한다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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