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에서 ‘중2’보다 무서운 ‘투어 2년차’

입력 2017-11-01 10:41
수정 2017-11-01 10:51
한국여자골프에서 ‘중2’보다 무서운 ‘투어 2년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이정은(21)의 올해 활약은 눈부시다. 상금왕과 대상은 이미 손에 넣었고 다승왕과 평균타수 1위도 유력하다. 이정은은 지난해 신인왕이었다. 2년째를 맞은 이정은은 신인 때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2년 차 선수가 이런 태풍급 돌풍을 일으키는 현상은 KLPGA투어에서 드문 현상이 아니다. 2015년에도 2년차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4년에 함께 데뷔한 박성현(24)과 고진영(22)은 각각 3승씩 쓸어 담았다. 신인 때 박성현은 우승이 없었고 고진영은 1승을 올렸지만 2년째에는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데뷔 동기 김효주(22)와 전인지(23)도 신인 때보다 2년차 때가 더 화려했다. 2013년 데뷔한 김효주는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은 한번 뿐이었다. 2014년 김효주는 6차례 우승과 12억원의 상금을 쓸어담았다. 전인지는 김효주의 맹활약에 가렸지만 2년차에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강자로 우뚝 섰다.

신인 때 숨죽이고 있다가 2년차 때 우승을 신고하는 선수가 유난히 많은 것도 KLPGA투어에서 낯익은 광경이다. 올해 첫 우승을 거둔 KLPGA투어 2년차 선수는 이정은을 비롯해 김지영(21), 이다연(20), 김혜선(20) 등 4명이다. 지난해에도 박지영(21), 박성원(24), 김예진(22), 양채린(22) 등 4명의 2년차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들은 신인 때 우승이 없었다.

KLPGA 투어에 2년차 징크스는 없고 2년차 돌풍만 있는 이유는 많다. 우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신인 때 투어 환경에 충분히 적응을 마치고 2년째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다는 분석이다. 이정은은 “작년에는 매주 열리는 대회 준비와 대회마다 다른 잔디와 코스 레이아웃에 적응하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신인으로 뛰는 1년 동안 기량이 크게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신인 시즌에 드라이버만 멀리 쳤을 뿐 아이언샷 정확도와 퍼트 실력이 정상급은 아니었던 박성현은 2년차 때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이 몰라보게 높아지면서 상금랭킹 2위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최정상급 선수의 해외 진출도 2년차 돌풍을 끌어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투어를 지배한 절대 강자 박성현이 미국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이정은이 이런 태풍급 활약을 펼칠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등 투어 최강자의 해외 진출이 2년차들에게 숨통을 틔워준 게 사실이라는 진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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