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낙하산 논란' 정지원 신임 이사장 선임

입력 2017-10-31 17:19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새 수장을 맞이한 거래소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31일 한국거래소는 서울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지원 사장을 한국거래소 6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지원 신임 이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쳤다. 이후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상임위원 등을 을 지낸 뒤 2015년 12월 한국증권금융 사장에 올랐다.

정 신임 이사장은 정통 금융맨으로 손꼽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은 피하지 못했다.

거래소는 지난 8월 말 1차로 신임 이사장 지원자를 모집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2차로 후보자를 추가 공모했다. 전례 없는 지원자 추가 공모에 정부 개입설 등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 과정에서 유력 후보로 손꼽히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본부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이 지원을 철회했다.

거래소 노조의 반발도 극심했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후보추천위원회부터 다시 구성하고 새 위원회는 정부와 거래소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 61년간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낙하산 인사에게만 열렸는데 이번에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 몫으로 돌아갔다"며 수차례 성명을 발표했다.

정찬우 전 이사장의 이른 퇴임으로 공석이던 거래소 수장 자리가 새로이 채워지면서 멈춰있던 거래소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것이란 기대도 있다. 무엇보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높다.

정 신임 이사장은 일찍이 코스닥 활성화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와 셀트리온 등 코스닥 시장 대표 기업들이 차례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의하면서 코스닥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코스닥 상장 이점을 키워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이사장도 이러한 문제에 공감을 표했다.

거래소 내부의 후속 인사도 주요 과제다. 임기가 만료된 김재준 코스닥위원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의 후임 인선 작업은 물론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에 내정된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의 공석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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