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는 '16.0㎞/L' 1등급
가격에 소비자 '촉각'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준중형 세단 크루즈는 올해 초 신형 모델이 나왔지만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가격 논란'에 휩싸였고 쉐보레가 가격을 낮췄지만 후유증은 꽤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풀 체인지(완전 변경) 된 신형 모델이 나오면 '신차 효과'를 타고 구형보다 잘 팔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형 크루즈는 오히려 더 적게 팔리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달 국내 크루즈 판매량은 417대. 전년 동월(762대)보다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9월 수입차 시장에서 크루즈보다 많이 팔린 차종은 10개 모델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국산차가 물 건너오는 수입차에 판매량이 뒤진 것. 그것도 수요가 적지 않은 준중형 차급이어서 과거 인기 차종이던 크루즈의 명성에 단단히 상처가 났다.
이제 자존심을 회복할 시간이 왔다. 한국GM은 다음달 1일 크루즈 디젤을 언론에 공개한다. 베일에 싸여있는 신차 제원, 가격 등 상품 정보도 이날 공개된다.
한때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크루즈 디젤을 두고 '서민들의 골프'라는 말이 나돌았다. 소비자들 사이에 상품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성능과 효율이 좋다. 크루즈 디젤이 꺼내든 승부수 역시 크루즈 가솔린을 압도하는 성능과 연비에 있을 것이다.
크루즈 디젤은 트랙스 1.6 디젤과 동일한 독일산 엔진을 얹었다. 지난 30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크루즈 디젤 연비는 16.0㎞/L(복합 기준)다. 도심 연비는 L당 14.6㎞, 고속도로 연비는 L당 18.0㎞로 인증 받았다.
한국GM 관계자는 "북미에서 판매중인 크루즈 디젤과 동일한 엔진으로 인증 과정에서 연비 등의 차이는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데일 셜리반 부사장 등 쉐보레 마케팅담당 임원들은 크루즈 가솔린 출시 당시 가격 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았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디젤 차량은 가솔린 대비 적어도 200만원 가량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신형 교체 이전의 크루즈 디젤 가격은 편의사양이 많은 LT 디럭스팩 2244만원, LTZ 2367만원이었다. 지금 팔리고 있는 트랙스 디젤은 LS트림 2095만원부터 가격이 나와있다.
신형 크루즈 디젤 가격이 구형보다 오히려 낮게 나온다면 시장 반응은 호의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 반대라면 고전하는 한국GM의 내수를 살려야 하는 준중형 크루즈의 여정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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