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성화가 김영화씨 개인전
내달 16일까지 한경갤러리에서
[ 김경갑 기자 ]
중견 한국화가 김영화 씨(53)는 집안 대대로 다리가 약한 데다 캔버스 앞에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 차원에서 2002년 골프에 입문했다. 이후 라운드가 있는 날이면 동반자보다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 주변 풍경을 스케치하는 습관을 지니게 됐다. 골프의 오묘한 세계를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관통하는 직관의 미학으로 연결했다.
골프 그림으로 유명한 김씨가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 자신의 미학세계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이는 개인전을 시작했다. 이번 개인전 주제는 ‘자연, 골프. 그리고 사랑’. 동양적인 생명사상과 서양적인 색채를 사용해 내적인 힘과 감성을 화면 안에 거침없이 쏟아부은 최근작 20여 점을 걸었다.
도자기 부문 무형문화재인 도봉 김윤태 선생의 딸인 김씨는 동양화의 기본인 수묵화에 서양에서 쓰는 자유분방한 색감을 입혀 우리 시대 이야기를 화면 위에 올려놓는다.
‘골프와 그림’이란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야를 시험적으로 접목한 그는 현대적 한국화의 독특한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기에는 골프장 풍경에 여체의 아름다움을 오방색으로 표현했으나 최근엔 열정과 휴식이 응축된 ‘무한 에너지’를 색면으로 압축해 구상과 추상의 접점을 찾아나섰다. 그는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 같다”며 “관람객이 더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골프장 분위기, 소리, 사람들을 율동성이 살아 있는 곡선과 밝은 색채로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극도로 절제된 수평, 수직 구도 속에 밑에서부터 색이 배어나오도록 수천 번 칠한 뒤 사람을 살짝 얹었다. 18홀의 다이내믹한 골프장 속 이야기와 풍경은 관람객을 유혹하기도 했다가 때로는 화려한 원색으로 마음을 흥분시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원색적 에너지가 담보된 화풍은 가히 사색적이고 시적이다. 일부 미술평론가가 김씨의 작품에 대해 “에너지의 대서사시”라고 박수를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왜 하필 골프 풍경을 그렸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골프에는 야성적인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골프장의 그린과 벙커, 페어웨이는 여체의 부드러운 곡선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무위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보는 듯도 하고요. 골프는 건강과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이어준다는 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시는 다음달 16일까지.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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