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교수 제시
[ 심성미 기자 ]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수필집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을 정의한 대목이다. 이 같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내년 주요 소비 트렌드로 제시한 키워드 10개 중 하나다.
김 교수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트렌드코리아 2018》(미래의창) 출간 기념 간담회를 열고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어졌다’는 게 최근의 가장 큰 트렌드”라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미뤄둔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사람들은 소소하지만 당장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또 하나의 소비 트렌드는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이다. 그는 “서양의 ‘워라밸’이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뜻한다면 최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선 ‘직장과 개인 생활의 양립’이란 의미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사생활을 중시하고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소비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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