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으로 막 내리는 국감

입력 2017-10-29 18:42
31일 끝나…한국당 복귀 불투명
'맹탕' 국감에 파행 책임 공방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30일 출석


[ 서정환 기자 ] 올 정기 국정감사가 이슈나 스타가 없는 ‘맹탕 국감’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빠진 ‘반쪽 국감’으로 마무리될 위기에 처했다. 여야는 국감 파행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번 국감은 30~31일 이틀을 남겨 놓고 있다. 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강행에 반발하며 지난 26일부터 국감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30일은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12개 상임위원회가, 31일은 13개 상임위가 종합감사를 중심으로 국감을 한다. 특히 3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해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CIO는 31일 정무위 국감에도 불려 나온다. 이후엔 다음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예산국회가 본격화된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주 열리는 종합감사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감 뒤 이뤄지는 예산과 법안 심사에서도 최선을 다해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키는 정당으로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29일 원내대표단 회의를 연 데 이어 30일 의원총회를 통해 후속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보이콧을 이어가야 한다는 강경론과 실익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국감 일정 마감 전에 복귀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한국당은 언론 장악 시도를 멈추라고 반박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명분 없는 국감 불참”이라며 “제1야당은 국감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당당하게 지적하면 되는데, 이렇게 ‘어린아이 떼쓰듯’ 전면 불참 선언으로 해결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정부의 방송 장악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을 고려해 국감을 보이콧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의 의사일정 참여를 촉구한다”면서도 “정부 역시 반대 목소리도 포용하고, 협치의 길을 더 열어야 한다”며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