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25m 앞에 선 매티스 "전쟁 아닌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

입력 2017-10-27 18:27
미 국방, 판문점 JSA 찾은 뒤 문 대통령 예방

전투복 대신 정장 차림
"우리는 평화적 해법 추구"
외교적 수단 통한 해결 강조
문 대통령 만나 '신뢰' 세 번 언급

문 대통령 "첨단무기 도입"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북한 도발에 아주 강한 억지력"


[ 정인설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7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우리의 목표는 전쟁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미 동맹은 어렵고 치열한 전투로 탄생했다”고 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날 행보는 강력한 한·미 동맹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투복 대신 양복 입어

매티스 장관과 송 장관은 이날 모두 전투복을 입고 남북 분단의 상징인 JSA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군 참모총장 출신인 송 장관은 지난 24일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 Plus)에서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에게 “해병대 전투복을 입고 빨간 명찰을 달고 대북 메시지를 발표하자고 제안했더니 매티스 장관이 흔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은 모두 양복을 입었다. 메시지도 양복에 어울리는 평화적 내용이 중심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약식 기자회견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분명히 말했듯 우리의 목표는 전쟁이 아니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어 “ADMM Plus에서 우리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응할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ADMM Plus 당시 기자들에게 “참석한 국방장관 중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평화적 해법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도 이날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남북대화에 하루빨리 나서기를 강하게 촉구한다”며 “한·미 국방장관은 굳은 의지와 강한 군사력으로 이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 10여 명 근접 감시

두 장관은 이날 비무장지대(DMZ)의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에 올라 북한 동향을 살폈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떨어진 OP로 이동하자 북한군 병사 10여 명이 MDL로 접근해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오늘 DMZ 방문은 남북한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며 “남쪽에는 자유로운 사회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구성원들의 활기찬 민주주의와 번창하는 경제가 있지만 북쪽에는 주민의 족쇄를 채우고 자유와 복지, 인간적 존엄성을 부정하며 주변국을 재앙으로 위협하는 억압 체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저녁 서울의 한 호텔에서 주한미군전우회와 한미동맹재단 공동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 만찬’ 인사말에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그 말을 되새기며 여러분과 함께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후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어렵고 치열한 전투를 통해 생겨난 것”이라며 “양국 간 동맹은 ‘신뢰, 신뢰, 신뢰’라는 세 가지 굉장히 중요한 부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 때문에 불안해하는 한국 국민에게 많은 희망이 돼주고 있다는 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미국이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도발에 아주 강하고 실효적인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와 첨단 전략자산 획득·개발 문제가 구체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