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계열사 분할 재상장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 막바지 작업에 나선다. 롯데지주를 필두로 5개 계열사가 코스피 시장에 새로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옥석을 가리기 위한 투자업계의 셈법도 빨라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거래가 정지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변경상장 절차를 거쳐 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한다.
식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한 신설 법인 롯데제과는 보통주 420만9102주를 재상장하고, 존속법인인 롯데지주는 롯데칠성음료의 투자사업부문 우선주주에 합병신주를 배정, 우선주 98만7623주를 같은 날 신규 상장한다.
롯데그룹은 이달 12일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했다.
증권업계는 롯데그룹의 새출발을 놓고 일찍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주사 전환 이후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등은 지난달 말 거래정지 직전 이틀 만에 주가가 8~10% 가량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5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분할 전 4개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12조6000억원이었다. 실제 시가총액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자회사들은 전문 사업영역에 집중하고, 롯데지주는 그동안 저평가 받아온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지주에 대해서는 비상장 회사 및 무형자산 가치의 증분, 영업자회사들에 대해서는 영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우선순위는 롯데지주, 롯데푸드,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순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롯데지주의 적정가치는 순자산가치에 할인율 35%를 적용한 4조5000억원"이라며 "연간 1000억원의 브랜드 로열티를 취할 수 있고, 자회사의 추가 지분 확보 및 배당 수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지주의 투자 매력이 단기적으로는 떨어진다는 진단도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분 가치와 브랜드 로열티, 순차입금을 고려해 롯데지주의 적정가치를 4조8764억~6조1014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분할 재상장 이후 롯데지주에 대한 주가 매력도는 단기적으로는 다소 떨어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주회사 전환 이후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추가 지분 매입, 배당성향 확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 롯데쇼핑이 상승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의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롯데쇼핑은 물론 롯데쇼핑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지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롯데쇼핑의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기간에 중국 롯데마트 점포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주요 이슈가 있었다"며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누그러지면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실적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쇼핑과 롯데푸드에 주목했다. 롯데지주의 적정 시가총액은 4조1000억원, 롯데쇼핑과 롯데푸드는 분할 전후를 비교했을 때 시가총액이 각각 14.6%, 21.5% 증가한 7조9900억원, 9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경우 영업가치 우려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영업사 시가총액의 추가적인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우호적인 합병비율에 따른 투자부문 시가총액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롯데푸드는 투자부문의 가치 변화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영업부문 가치 평가상 증분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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