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회적 경제' 잡음…우리은행서 40억 모금 불법 기탁 '논란'

입력 2017-10-26 18:48
감사원 "기부금법 위반" 반환 통보에…서울시 "불법 아니다" 거부

박덕흠 한국당 의원 국감자료
"한국사회투자에 30억 기부 주선…미신고 계좌로 받아 불법"
감사원의 자격말소 요구 불이행

"렌터카 업체 '쏘카'에 서울시 기금 40억 지급도 부적절"


[ 이해성 기자 ] 서울시의 ‘사회적 경제’ 사업이 불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6일 본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운용기관이었던 한국사회투자는 각각 10억원, 30억원을 불법적으로 기탁받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항을 두 차례 적발하고 서울시에 통보했다. 서울시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을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40억원 불법 기탁받아”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2년 7월 박원순 시장 명의로 우리은행에 공문을 보냈다.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시가 추진 중인 사회적 금융 사업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금고은행이던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10억원을 사단법인 ‘함께만드는세상’에 기탁했다. 이 돈은 그대로 한국사회투자에 출연됐다. 한국사회투자는 2013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500억원을 위탁 운용한 곳이다.

감사원은 세입 편성 없는 이 같은 출연이 지방재정법 17조 위반이라고 판단, 함께만드는세상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라고 지난 4월 서울시에 통보했다. 이와 함께 이 업무를 진행한 서울시 경제진흥실 경제정책과 관계자 3명에 대해 엄중한 인사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이들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박 의원 측에 지난 16일 “외부 법무법인에 자문한 결과 10억원 지원은 우리은행과 한국사회투자 간 법률행위로 서울시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서울시 “미신고 계좌지만 불법 아냐”

박 시장의 지인인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기여금을 직접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13년 11월 “민간 기금 조성 목표가 500억원인 만큼 서울시를 위해 50억원 이상 기여해 달라”고 우리은행 준법지원부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말 30억원을 한국사회투자에 기부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사회투자는 이를 후원 모금 전용계좌로 송금받지 않고 미신고 계좌로 받은 뒤 이듬해 8월 ‘기부금을 모집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10억원 초과 금액을 기부할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하도록 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감사원은 기부금법에 따라 한국사회투자에 대한 기부금품 모집 등록 자격을 말소하라고 통보했다.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5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박 시장은 “우리는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 감사원이 시정 요구를 하지 않았고 통보를 했다. (기탁 행위가) 불법이라면 시정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렌터카 업체인 쏘카에 대해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40억원이 부적절하게 지급된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기금 운용 초창기엔 기금 규모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곳을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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