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고명환 씨 "책이 시키는대로 했더니 연매출 10억 사장님 됐죠"

입력 2017-10-26 17:54
수정 2017-10-27 09:09
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


[ 심성미 기자 ] 감자탕집, 실내 포장마차, 골프장 안 스낵바, 닭가슴살 사업…. 연이어 다 망했다. 개그맨이자 연기자인 방송인 고명환 씨(사진) 얘기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연매출 10억원의 메밀국수집 사장이 됐다. ‘그렇고 그런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말하는 성공 비결은 결코 뻔하지 않다. 바로 ‘독서’다. 고씨는 책 속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고, 그 아이디어를 돈으로 걷어들이는 과정을 엮어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한국경제신문)를 냈다.

고씨는 “제 인생은 책으로 풀렸다”고 말했다. 소심함이 몸에 배어 있던 그는 의사 이시형 씨의 《베짱으로 삽시다》를 읽고서 개그맨 공채 시험에 응시했다. 방송을 그만둔 것도 책 덕분이다.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물고기들을 나무타기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형편없다고 믿으며 살아갈 것이다”는 문장을 만난 뒤다.

집에서 책을 읽던 어느 날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을 세어보니 1200권 남짓이었다. 그중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은 1000여 권. “이렇게 책을 많이 읽었는데, ‘나는 책을 읽고 뭘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읽지만 말고 ‘한 번 책이 시키는 대로 살아보자’ 싶었죠. 내 의지를 쏙 빼고, 100% 책이 시키는 대로 장사하고 그 과정을 책으로 엮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메뉴 선정 땐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에서 아이디어를 빌렸다. “한국도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질 거라고 봤어요. 나이 드신 분들은 건강한 먹거리를 계속 찾을 거란 확신도 생겼고요. 그래서 메뉴는 ‘메밀국수’로 결정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하지 말라’는 여러 책의 당부대로 ‘지방에 있는 개인 가게의 정말 맛있는 메뉴를 서울로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을 뒤져 마산의 한 메밀국수집을 찾아내 국물 내는 노하우와 면을 뽑는 방법을 배워왔습니다.”

가게 홍보도 책에서 하라는 대로 했다. 고딘이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내 입으로 말고 고객들이 말하게 하라”고 가르친 것을 적용했다. “식당에서 무료로 바리스타, 다이어트, 작사 강의를 시작했어요. ‘파주맘’ ‘일산아지매’ 같은 지역 카페에 강의 후기와 함께 ‘메밀국수도 참 맛있다’는 글이 같이 올라오면서 점점 입소문이 났습니다.”

고씨는 “모든 고민의 답은 책 속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회사 다니면서도 그만두고 싶어하는 분 많잖아요. 그런데 그만두면 뭘 해야 할지 몰라 흐지부지 일상을 이어가고…. 일단 서점에 가서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한 권 고르세요. 그 책이 소개해주는 또 다른 책을 읽고요. 그렇게 1~2년간 200권만 읽으면 ‘내가 뭘 해야겠다’는 설계가 그려질 거라고 자신합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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