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3000억 돌파
올해 R&D·설비 누적 투자액 4000억
한성숙 대표 "내년 기술 인재·기업에 투자 지속"
네이버가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공격적 투자에 따른 실적 우려 속에 터뜨린 축포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내년에도 기술 투자를 이어가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6일 올 3분기 영업이익 3121억원과 매출 1조20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18.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로도 9.4% 늘어나며 증가세를 회복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015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였다는 우려를 받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는 지난 3월 취임 후 두 번째 분기 만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한 대표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내년에는 기술 관련 인력 확보나 기업 투자 등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도 실적도 최고…라인·광고가 뒷받침
네이버는 앞서 밝힌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를 발표했다. 3분기까지 연구개발(R&D)과 설비 등에 투자한 누적 금액만 4000억원이 넘는다.
이 중 미래 사업을 위한 서버확충 등 설비투자액(CAPEX)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3분기 CAPEX는 1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 급증했다.
영업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인건비와 마케팅비 증가로 3분기 영업비용은 8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어난 수준이다. 기술 관련 인재 영입과 TV광고, 네이버페이 적립금 등에 드는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공격적 투자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는 주요 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3분기 호실적 달성은 핵심 수익원인 광고 사업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이 주도했다.
검색 광고와 쇼핑 검색 광고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8.7% 증가한 5486억원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 광고와 동영상 광고가 포함된 광고 매출도 16.1% 늘어난 114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네이버는 비즈니스플랫폼과 광고 부문에서만 전체 매출의 55%를 올렸다.
라인 및 기타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4526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핵심 자회사 라인이 시장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라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58억5000만엔(약 5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 늘어난 425억3700만엔(약 4203억원)을 기록했다.
◆성장 밑거름은 '투자'…웹툰 등 자회사 성과도 기대
네이버는 선제 투자에 대한 미래 결실을 확신하며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모바일 광고나 라인 등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과거 투자가 밑거름이 됐다는 판단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약 6년 전부터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투자한 결과가 현재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유럽 시장과 신사업 등에 대한 투자도 내부적으로 굉장히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라인 외 주요 자회사들도 그동안의 투자에 힘입어 사업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박 CFO는 "내년에는 웹툰이나 스노우, 네이버랩스 등 올해 조직으로 자리잡은 자회사들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그 중 일부는 새로운 수익모델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웹툰 불모지였던 북미에서도 최근 월간 이용자 수(MAU) 300만명을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시작하며 스포츠 기사 재배열 청탁 논란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유를 불문하고 네이버가 약속해온 투명성이 훼손된 점을 사과드린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플랫폼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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