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규상장 20개로 '반토막'
이전상장 신청도 7곳 불과
"차라리 코스닥 직행 더 편해"
[ 은정진 기자 ] 코넥스시장이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사례가 점점 줄고 있다. 코넥스에 진입하려는 기업 자체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전체 거래대금까지 급감하고 있어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21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50개사가 상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넥스 진입 문턱은 낮아졌지만 코넥스 전체 상장기업(현재 149곳)은 갈수록 더디게 늘고 있다.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기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올 들어 이전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세원 케이피에스 비디아이 링크제니시스 한중엔시에스 등 7곳(스팩 합병 제외)에 불과했다. 세원과 케이피에스는 이전 상장했지만 나머지는 심사 중이거나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12건이 접수돼 8건의 코스닥 이전상장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투자자도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올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억84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26억500만원)보다 54.5% 급감했다. 전체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4조584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94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코넥스시장이 성장 사다리 역할을 못 하는 이유를 코스닥시장에서 찾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이 너무 쉬워 굳이 코넥스를 거쳐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코넥스 진입 요건이 너무 낮고, 공시 등 관리가 허술해 되려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주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무늬만 코넥스 기업도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분분산 요건이 없기 때문에 대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쥐고 있어 구조적으로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코넥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손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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