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25일 은행업종에 대해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은행들의 대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개선이 가능하겠지만 신용 비용(credit cost)의 상승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외에도 아직 자본규제 개편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개편 방향이 가계대출 쏠림을 유도하는 현재의 비대칭적인 자본규제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러한 요인들까지 감안하면 향후 가계대출 성장률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LTV·DTI 규제 완화를 시작한 2014년 7월 이후 지난 3년동안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SOHO대출은 각각 연평균 11.9%와 13.9%씩 급증했다"며 "주택담보대출뿐만아니라 SOHO대출의 30~35% 수준을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에 대해서도 규제가 도입되는만큼 SOHO대출 성장률도 다소 둔화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총대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그는 "은행들이 성장률 만회를 위해 제조업 위주의 순수 중소기업대출 확대 노력을 시도하겠지만 중소기업대출은 고객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관계영업 성격이 강한데다 정교한 신용·담보 평가 등 신용위험 관리도 필수적이어서 대출 확대시 노하우와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을 요구하는 정부측 바램과는 달리 오랫동안 관행화된 담보 위주의 대출 문화가 단기간내 획기적으로 변화될 여지도 크지 않은 편"이라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기업평가 능력 제고에는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과 SOHO대출은 담보 설정으로 대체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주택담보대출과 SOHO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이 높아질 경우 은행 NIM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한편으로 신용 비용 상승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대책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들은 이미 연체이자율 인하 및 소멸시효 완성채권 일괄 소각, 성실상환자 금융비용 감면 등 취약차주 지원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런 이슈가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금융권에 요구하는 정부의 시각이 포용적 금융과 생산적 금융에 맞춰져 있어 한동안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 이슈가 부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내외 금리 상승 압력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금리 모멘텀에 대한 시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NIM 상승 압력이 다소 약화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은행 수익성과 주주가치보다는 사회적가치가 우선시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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