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이사장 인선으로 홍역을 치룬 한국거래소가 최종 이사장 후보자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낙점했다. 유일한 부산 출신 후보자로 선정이 확실시됐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 또한 지속되고 있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24일 제4차 회의를 개최해 정지원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2명의 면접심사를 진행한 결과, 정지원 사장이 이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2015년 12월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 사장의 거래소 이사장 낙점에는 부산 출신이라는 배경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짙다. 내년 지방선거 고려하면 지역 안배 차원에서 부산 출신 금융인을 이사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정통 금융맨으로 손꼽히지만 거래소의 전통적인 낙하산 인사 논란은 피하지 못했다.
거래소는 잇단 낙하산 인사 탓에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일명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무수한 비판을 받아왔다. 과거 이영탁 전 거래소 1대 이사장부터 이정환·김봉수·최경수·정찬우 전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낙하산 인사로 잡음이 무성했다.
이번 인선에서는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모하면서 낙하산 잡음을 키웠다. 거래소는 지난 8월 28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1차로 신임 이사장 지원자를 모집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추가 공모를 실시했다. 거래소가 이사장 후보자 모집을 끝낸 후 다시 후보자를 공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등록 후보자 공개 과정도 석연치 못했다. 등록 공개에 동의한 후보자들만 공개했다가 낙하산 논란이 번지자 후보자들을 추가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본부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이 지원을 철회했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한국의 자본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수장 자리가 정부의 입김에 좌우되면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며 "정부와 거래소로부터 독립된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거래소 이사장 인선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후추위는 오는 31일 거래소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지원 사장을 이사장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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