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vs LIG넥스원… 1조 군정찰위성사업 맞붙는다

입력 2017-10-23 19:28
수정 2017-10-23 19:42
북한 미사일 도발 사전 감지
LIG·한화, 영상장비서 경쟁
11월 우선협상자 선정


[ 안대규 기자 ] 1조원 규모인 군정찰위성사업 개발을 두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이 맞붙었다. KAI는 한화시스템과 컨소시엄을 맺었고, LIG넥스원은 민간 위성제작업체인 쎄트렉아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파전을 예고했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실시된 입찰에서 한 업체만 참가해 유효한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자 유찰로 처리한 뒤 24일 재입찰 공고를 내고 11~12월 군정찰위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ADD 관계자는 “경쟁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이날 한 후보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 1조7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이 사업을 통해 국방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5기의 위성을 띄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계획이다.

군정찰위성사업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미리 감지해 무력화시키는 한국형 킬체인사업의 핵심 전력이다.

이번에 개발되는 5기 위성에는 고해상도 합성영상레이더(SAR)와 전기광학적외선장비(EO/IR) 등이 장착돼 지상 식별능력이 대폭 향상됐다. 우주에서 지상에 있는 크기 0.5m 이하 물체도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찰위성은 800㎏ 이상의 중대형급 위성으로 총알보다 네 배 빠른 속도로 지구 위를 돌면서 지상을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축적된 국내 위성 개발기술 역량이 집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본체개발 입찰에선 기종 강자인 KAI에 ‘신흥 강자’ 쎄트렉아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KAI는 다목적 실용위성 1~7호 등 그동안 모든 아리랑 위성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2015년 민간 주도 첫 위성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공동개발사업’ 주관업체로 선정됐고 지난 3월엔 차세대 위성 아리랑 7호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진입장벽이 높은 500㎏급 이상 중대형 위성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중소형 위성 개발에 강점을 지닌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1호’ 개발에 나선 KAIST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회사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스페인 등에 인공위성 완제품을 수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군정찰위성의 영상·감시장비 개발에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경쟁한다. LIG넥스원은 2006년부터 SAR 기술을 확보해 위성 개발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은 2014년 아리랑3A호에 국내 최초로 영상감시장비(IR)를 공급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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