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페스티벌의 숨은 주인공, 동네 카페

입력 2017-10-23 18:09
현장에서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김보라 기자 ] 지난 주말 20만 명의 인파가 서울 잠실에 모였다. ‘청춘, 2017 커피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잔디광장과 호숫가에서 펼쳐진 다채로운 공연과 강연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즐기던 대형 커피 전문점과 커피 브랜드, 동네나 지역에서 유명한 로스터리 카페와 소규모 커피 업체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소규모 커피업체들은 야외 공간에서 커피 원두를 바로 갈아 내리면서 야외 행사장 전체를 커피 향으로 가득 메웠다. 동네 인기 카페 부스 등엔 특정 바리스타의 팬들이 모여들어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

1㎏ 단위의 신선한 커피 원두를 주로 온라인으로 유통해온 카페예의 ‘1킬로커피’는 ‘청춘이 생각하는 커피는 000다’를 채우는 이벤트 등을 펼치며 긴 줄을 만들었다. 한 40대 남성은 “1년 넘게 온라인 회원으로 구매만 해왔는데, 이번 페스티벌에 부스를 차려 나온다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신설동 로스터리 카페 ‘세컨스텝’과 구로동 ‘그럼블커피’에는 단골손님들이 직원과 같은 옷을 맞춰 입고 현장에 나와 일손을 도왔다. 세컨스텝 관계자는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왔다는 자부심으로 우리 커피를 널리 알리고 싶어 나왔다”며 “5년째 단골인 손님 등이 주말을 반납하고 나와서 함께 해줬다”고 했다. 바람커피로드의 이담 작가가 운영하는 커피 트럭에는 그를 찾아온 손님들로 이틀 내내 작은 사랑방이 열렸다

커피 그라인더와 희귀 추출기구 등을 선보인 세루리안과 커피플라스크, 글라스터 등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행사 둘째 날엔 북상하는 태풍 ‘란’의 영향으로 강풍이 행사장에 불어닥쳤지만 ‘커피’라는 교집합으로 모인 이들은 서로를 걱정하며 돌발 상황에 대처했다. 지나가던 관람객들이 함께 바람에 흔들리는 부스를 잡아주기도 하고, 바람이 잦아들었을 때 부스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커피와 담요를 나누기도 했다. 이상호 카페예 대표는 “바람이 많이 불고 중간에 부스 위치를 옮기느라 다소 고생스러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커피 문화를 알리고 커피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청춘, 2017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 커피로 꿈을 꾸는 이들, 커피 한잔으로 위로받고 싶은 모두가 모여 웃음과 위안, 그리고 힘들 때 서로 돕는 마음을 진하게 느낀 그런 행사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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