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보다 220건 늘었지만 처벌 관련 규정은 그대로
맹견 목줄·입마개 안 해도 50만원 이하 과태료가 전부
안전의무 강화 요구 쏟아져
[ 구은서 기자 ]
‘개 물림’ 사고가 지난 한 해에만 20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맹견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와 안전조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에 물리는 등 관련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2014년 1889건에서 지난해 2111건으로 늘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관련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경기에서 개에 물려 병원에 실려간 환자는 2014년 457건, 2015년 462건, 2016년 563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서울에선 2014년 189건에서 2015년 168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0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경북(184건), 충남(141건), 경남(129건), 강원(126건) 등에서도 100건 넘는 개 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이웃집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의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씨(53)가 아이돌 가수의 가족이 기르던 프렌치불도그에 물려 엿새 후 패혈증으로 숨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맹견 관리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제안자는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동네에서도 공포심을 느끼고 살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반려동물에 의한 피해의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며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국회에서는 2006년과 2012년에 맹견의 사육·관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맹견을 사육장 안에서 기르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맹견관리법이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반려동물 소유주의 안전관리 의무는 지금도 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과 외출 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고,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맹견은 입마개도 채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어겨도 처벌은 5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가 전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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