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선 “과유불급(過猶不及), 8부 능선에서 매도하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누군가는 “남에게도 먹을 것을 남겨 두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쟁에서 ‘도망가는 적을 쫓지 말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승리에 도취해 적을 너무 추격하다 보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많이 오른 것만큼 큰 악재는 없으며 많이 내린 것만큼 큰 호재도 없다. 개별기업의 주가나 지수가 단기에 너무 급하게 오르면 압박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매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고소공포증이 생기는 것과 같다. 또한 주가가 너무 많이 내리면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싼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망의 대상이던 한국 최고의 주식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쉬어가는 모습이다. 해당 기업의 실적 전망은 변함이 없지만 장기간 주가가 오르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생기고 상승 피로감이 쌓인 듯하다. 바이오시밀러의 대표 종목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차익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신뢰성은 여전히 높고 실적 전망도 좋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이다. SK하이닉스 목표가가 10만원이라면 8만원 선이 8부 능선일까? 셀트리온 목표가가 20만원이라면 19만원 선이 8부 능선일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SK하이닉스, 셀트리온의 단기 급등으로 일부에서는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제학에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있다. 특정 재화를 소비할 때 소비 수량이 증가할수록 추가 만족도는 감소한다는 법칙이다. 사과를 한 개 먹을 때는 맛있게 느끼지만 계속해서 5개를 먹으면 만족도는 줄어든다는 말이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좋은 재료가 언제까지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적 호전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일등주 반도체 종목을 매도한 현명한 투자자라면 똑같은 재료가 신선하게 될 때까지 기다려보자. 신선한 재료는 주가에 최고의 비타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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