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메이저대회 1R 전격 취소, 무슨 일이…

입력 2017-10-20 18:20
수정 2017-10-21 09:21
초유의 집단 반발…KB금융 챔피언십 3라운드로 축소

그린·프린지 경계 명확하지 않아
벌타 적용됐다 취소…논란 커져

선수들, 경기위원회 결정에 반발
출전 거부하자 결국 1R 취소
4라운드 대회, 3R 54홀로 줄어
최진하 경기위원장 사의 표명


[ 최진석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KLPGA 경기위원회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로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됐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KLPGA 사무국은 20일 “전날 열린 1라운드를 취소하고 오전 10시40분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무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대회장의 그린과 주변 지역(프린지)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게 화근이 됐다. 지난 19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667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여러 개 홀에서 6명의 선수가 그린 주변 지역(프린지)을 그린으로 착각, 프린지에서 공을 집어들었다. 이는 골프 규칙 18-2를 위반한 것으로 1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KLPGA 경기위원회는 뒤늦게 ‘그린 구역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벌타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통상 그린과 프린지의 잔디 길이는 10㎜ 이상 차이가 나지만 이날 그린(2.8㎜)과 프린지(3.6㎜)의 차이는 0.8㎜였다는 것이 이유다. 경기위원회는 이와 함께 2라운드부터 프린지도 그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올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투어 2승을 거둔 최혜진(18·롯데)은 1라운드 10, 13번홀 그린 프린지에서 공을 집어 총 2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위원회의 벌타 취소로 스코어가 4언더파 68타에서 6언더파 66타로 정정되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다른 선수들도 벌타가 취소되며 순위가 바뀌었다.

문제는 프린지가 퍼팅그린으로 조정되면서 오전, 오후 조의 경기 조건이 바뀐 것. 경기위원회의 결정은 다수의 오전 조 선수들이 라운드를 마친 뒤 나왔다. 이들은 프린지에서 공을 만질 수 없었고 에이밍도 할 수 없었다. 오후 조 선수들은 프린지에서 퍼팅 그린 규정으로 경기했다.

이 같은 경기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한 홍진주 KLPGA 선수분과위원장을 포함한 30명의 선수가 1라운드가 끝난 뒤 밤 12시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회 보이콧’을 언급하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그리고 오전 9시10분으로 예정됐던 20일 2라운드 시작을 거부했다. 결국 KLPGA투어는 1라운드 결과를 취소하고 이날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대회는 3라운드로 축소됐다.

한편 2라운드 종료 후 열릴 예정이었던 박인비(29·KB금융그룹)의 KLPGA 명예의전당 가입 기념행사는 대회 마지막 날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1라운드에선 ‘달걀 골퍼’ 김해림(28·롯데)이 8언더파 64타로 단독선두에 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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