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바람까지 도와줬다.날씨만 좋다면 계속 공격적으로 치겠다.”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장타가 불을 뿜었다. 3타 차 단독 선두다.
토머스는 19일 제주 서귀포의 클럽나인브릿지(파72·7196야드)에서 개막한 국내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CJ컵나인브릿지 1라운에서서 이글 2개,버디 7개,보기 2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체즈 레비(미국),개빈 카일 그린(미국) 등이 6언더파로 토머스를 뒤쫓고 있다.
배상문(31), 팻 페레즈와 한 조로 묶인 토머스는 첫 홀에서 보기를 내주며 다소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두 번째 홀을 파로 잘 막아 분위기를 다지기 시작한 그는 3번 홀에서 2온 1퍼트로 한국에서의 첫 이글을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다. 이어 14번 홀부터 17번홀까지 네 홀 연속 버디를 솎아낸 뒤 18번 홀에서 300야드가 넘는 티샷 장타를 내세워 2온 1퍼트 이글을 잡아냈다. 아이언샷이 홀 옆 80cm에 붙을 정도로 샷감이 정교했다. 후반 그는 버디만 3개 보기 1개로 2타를 더 줄였다. 후반 코스는 전반 코스보다 전장이 약간 길다.
공격적 플레이가 빛났다. 파5홀에서는 적극적으로 2온을 시도해 6타나 줄였다. 짧은 파4인 8번,14번 홀에서는 모두 1온을 시도해 두 홀에서 1타를 덜었다. 뒷바람을 탄 드라이버 티샷은 330~350야드를 날아갔다.
그는 전날 “바람이 불지만 않는다면 최소 16언더파 이상을 쳐야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라운드당 4~5 언더파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예상이었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이 부드러운데다,전장이 비교적 짧아 버디를 많이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흐렸던 전날과는 달리 화창하게 갠 이날 토머스는 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자 전날 그의 예상대로 손쉽게 코스를 공략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뒷바람이 잘 불어줬고 대다수 홀에서 웨지샷을 할 수 있어서 처음 겪는 코스의 특성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통산 6승을 기록 중인 토머스는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다. 지난 1월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는 꿈의 59타를 치며 역대 8번째로 ‘미스터 59’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그는 72홀 역대 최연소 최소타인 27언더파로 대회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같은 기세라면 당시의 기록에 버금가는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토머스와 같은 조로 출발한 배상문은 버디 4개,보기 3개로 1언더파 공동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상문은 함께 경기한 토머스에 대해 “정교함과 장타를 동시에 갖춘 월드클래스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평했다.
제이슨 데이,아담 스콧과 한 조로 출발한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이글 1개,버디 5개,더블 보기 1개,보기 3개 등 다소 어수선한 점수표를 적어냈다. 2언더파 공동 28위다.
데이는 18번 홀 더블 보기에도 후반에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뒷심을 발휘한 끝에 4언더파를 쳐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스콧은 버디 4개 보기 4개를 맞바꿔 이븐파 공동 50위다.
대회에 출전한 17명의 한국 선수 중에는 맏형 김민휘(25)와 김경태(31)가 나란히 4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맏형’최경주(47·SK텔레콤)는 2언더파 공동 28위다.
서귀포=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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