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도 이런 막장은 없었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잔혹 가정사

입력 2017-10-16 13:23
수정 2017-10-17 10:22
이영학 의붓아버지 "성관계 했지만 성폭행은 아니다" 부인



일찍이 이같은 막장은 없었다.

딸의 친구인 중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

희귀병 환자이면서 온 몸을 문신으로 뒤덮은 그는 투신 자살한 부인을 대신하기 위해 딸에게 동창 친구를 데려오라고 말하고 수면제 음료를 준비했다.

14살 딸은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에게 "영화를 같이 보자"고 말해 집으로 불러들인 후 수면제가 든 것을 알고도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하고 혹시 부족할까 싶어 수면제 2알을 감기약이라고 속여 먹게 했다.



딸을 내보낸 후 단 둘이 남은 집에서 잠든 딸 친구를 성추행 하던 이영학은 피해자가 깨어나 소리지르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딸과 대동해 시신을 강원도 야산에 유기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영학의 부인 최모(32) 씨는 8년간 이영학의 의붓아버지 즉 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하고 몸 속에서 DNA까지 확인됐으나 경찰 고소 다음날 5층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은 며느리 손끝도 건드린 적이 없다고 하던 이영학 의붓아버지는 DNA가 적발되자 "성관계는 있었지만 며느리가 유혹한 것이다.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영학은 투신한 부인 최씨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엠뷸런스에 실려가는 엄중한 시기에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하며 병원에 동행하지도 않는 모습이 CCTV에 목격됐다.

자신의 희귀병이 유전된 딸에 대해서는 극진한 부정을 발휘해 미국까지 건너가 병원비 모금 후원을 받고 각종 방송에 출연해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정작 이영학은 본인의 소유 및 가족 소유 외제차를 여러대 보유하고 번갈아 타고 있었으며 온라인 상에서는 '양아 오빠'란 필명으로 14~20세 여성을 모집해 숙식을 제공한다고 유혹하고 있었다.

투신한 부인의 시신을 염하면서 이를 동영상으로 찍으며 입을 맞춘다거나 영정사진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셀카로 찍어 유튜브에 게시하는 등 비정상적인 애정표현에 반해 경찰 조사에서 부인에 대한 애정이나 슬픔은 전혀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여주기식' 애정표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영학이 부인 최씨 죽음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딸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뒤늦게 전담팀을 꾸리고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측이 밝힌 수사 대상은 △아내 투신과 성매매 혐의 △SNS 등에 나타난 마사지샵 운영과 미성년자 즉석만남 의혹 △후원금 유용 등 재산형성 과정 3가지다.

진상 규명을 위해 중랑서 형사과 강력팀을 비롯해 수사과 지능팀과 사이버팀 등 수사인력이 대거 투입된다.

이같은 대대적인 수사가 2명의 여성이 사망한 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사이코패스 성향도 발견된 이영학의 컴퓨터에서는 아내 최씨의 성관계 동영상 및 다수 영상이 발견됐다. 아내를 성매매에 이용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진실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7세 미성년 나이에 이영학과 딸을 낳고 결혼생활 17년만에스스로 마침표를 찍은 부인 최씨가 어떤 삶을 살다가 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이제 경찰의 몫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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