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ZTE 폴더블폰 출시 예고
수만번 접어도 자국 안 생기고
열에 강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코오롱, 10년 연구 끝 CPI 개발
내년부터 구미공장서 본격 양산
코오롱과 합작했던 SKC는
별도로 신규 생산라인 건설
[ 고재연 기자 ]
삼성전자와 중국 ZTE 등 스마트폰업계가 앞다퉈 폴더블(foldable·접이식)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면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사업을 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 열을 잘 견디고, 수만 번 접었다 펴도 자국이 남지 않는 필름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폴더블폰 줄줄이 출시 예정
1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는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필름업계의 양산 시기도 당겨질 수밖에 없어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ZTE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오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안드로이드 어소리티는 “ZTE가 6.8인치 듀얼 스크린의 폴더블폰 앱손M을 공개할 것”이라며 “이 제품은 PC 노트북 등 대화면 기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생산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화학회사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정도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단단하면서도 수만 번 접었다 펴도 자국이 남지 않아야 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중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다.
◆코오롱, 세계 최초 CPI 필름 양산
선두주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다.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의지가 전폭적인 지지로 이어지면서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10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맺은 결실이다. CPI(Colorless Polyimide)필름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도 출원했다. 20만 번 이상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어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인 15만 번을 뛰어넘는다.
약 90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공장에 짓고 있는 CPI필름 양산 라인은 오는 11월 완공 후 내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5.5인치 스마트폰 기준으로 약 3000만 대를 제조할 수 있는 CPI필름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최초로 CPI필름 양산에 성공하게 된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과 CPI필름 적용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다.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스마트폰업체들이 폴더블폰 상용화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해당 업체들과 제품 개발 시기를 맞춰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SKC, 동업자에서 경쟁자로
SKC도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SKC는 코오롱과의 합작회사인 SKC코오롱PI의 생산시설을 이용해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SKC만의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약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반 폴리이미드 필름 시장에서 동업자였던 코오롱과 SKC가 폴더블폰 시장을 놓고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2008년 폴리이미드 필름 사업에서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SKC코오롱PI라는 합작회사를 세워 폴리이미드 필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첨단 소재를 개발하는 화학업계에서는 폴더블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폰 시장이 내년 70만 대에서 2019년 320만 대로 커졌다가 2020년 1360만 대, 2021년 3040만 대, 2022년 5010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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