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참모총장보다 서열 낮은 국방 차관

입력 2017-10-15 17:05
수정 2017-10-15 17:10
한국 국방부 차관의 서열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 독일에선 국방차관이 군인보다 서열이 높지만 한국 국방 차관의 서열은 합참의장은 물론, 육·해·공 참모총장 같은 대장 직급보다 낮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군예식령’에 따르면 군 서열은 국방부 장관→합참의장→육·해·공군참모총장→대장→국방차관 순이다. 우리 군의 대장은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총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제1야전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제3야전군사령관 등 8명이다. 이 서열로 보면 국방차관은 9번째다.

그런데 국방차관은 군 서열이높은 합참의장에게 보고를 받고 있는 게 우리 군의 현실이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국방부 장관 부재 때 합참의장이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국방차관을 보좌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국방부의 해석을 요청했다.

국방부는 국군조직법과 정부조직법을 근거로 국방부 장관 부재 때 합참의장이 차관을 보좌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국군조직법 제8조는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합참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을 지휘 감독한다”고 돼 있다. 정부조직법 제7조는 “차관은…그 기관의 장이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국방부 장관은 합참의장을 지휘 감독하며, 장관 부재 때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합참의장의 보좌는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전·평시 국방부와 합참의 지휘관계는 동일하므로, 전시에도 차관이 장관의 직무대행 땐 합참의장이 보좌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방위 국감에서 “차라리 국회에서 국방부에 부장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은 2005년 9월 국정감사 때도 제기됐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홍재형 의원이 “미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은 국방차관이 군인보다 서열이 높다면서 차관이 합참의장이나 육·해·공군참모총장 밑으로 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