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라"…영화인이 기억하는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했던 그 시절

입력 2017-10-13 21:53

모두가 화려했던 그 시절을 떠올린다. 영화인들이 하나같이 과거의 부산국제영화제를 그리워 했다. 그들이 원하는 평화롭던 영화제는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2일 개막했다. 이번 영화제 역시 개최에 앞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3년여 간 파행을 겪어왔다. 이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선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사퇴한다.

상당수 스타들이 불참한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그 여파는 가시지 않았다.

13일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야외무대인사에서 영화 '메소드'의 방은진 감독은 '서병수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사과하십시오'라는 피켓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무례하게도 이런 피켓을 들고 나왔다. 나는 1회 때부터 부산영화제를 가까이서 봐온 사람인데 그때 있던 많은 분들이 이곳에 안 계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부산영화제가 오래갈 수 있도록 영화제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문소리는 오픈토크 '여배우, 여배우를 만나다'를 통해 "부산영화제는 설날, 추석처럼 나에게는 영화인으로서 큰 명절처럼 느껴진다"며 "부산영화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 같다. 개·폐막식 사회, 작품으로도 참석하고 오픈토크도 했다. 이렇게 계속 부산영화제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계속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문소리에 이어 장동건 역시 부산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중 두 편이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었기 때문이다.

장동건은 이날 '더 보이는 인터뷰' 오픈토크에서 "부산영화제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간다. 최근에 안타깝게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계속해서 국제적 명성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더 좋은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부산영화제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에 정치적인 성향을 띄는 것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는 자본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새로운 영화인들을 발굴해내는 영화제다. 외압에 의해 시련을 겪었지만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독립, 예술 영화를 하는 분들에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생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과거 영광스러운 그 날이 올 수 있을지 영화배우, 감독뿐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대중 역시 영화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최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