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주목받는 한국 바이오벤처…美정부기관 "임상비용 대겠다"

입력 2017-10-11 11:16
수정 2017-10-18 09:49


한국 바이오벤처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이 연달아 미국 정부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있다. 세계 의료 수요에 맞는 신약 개발과 높아진 기술력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LCB10-0200'이 지난달 13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관하는 국책과제인 항생제 임상개발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 물질은 레고켐바이오가 미국의 항생제 전문가들과 설립한 합작사 '검 테라퓨틱스'에서 개발 중이다. 지원 프로그램 선정으로 검 테라퓨틱스는 NIH 산하기관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와 임상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NIAID는 LCB10-0200의 미국 임상1상을 주도하고, 300만~400만달러(약 34억~45억원)로 예상되는 임상 비용도 지원한다.

LCB10-0200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인 부동간균과 녹농균에 약효를 보이는 항생제 후보물질이다. 이 두 균은 올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정한 12개 슈퍼박테리아에 속해 있다.

신라젠도 지난 8월 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NCI 주관으로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을 함께 투여하는 임상1상과 2상이 진행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또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트레멜리무맙까지 세 가지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시험도 이뤄진다. 양사는 임상에 쓰이는 약물을 NCI에 공급하고, 임상시험 관리와 비용 부담은 모두 NCI에서 맡는다.

미국 출자사 네오이뮨텍과 면역항암제 '하이루킨'(GX-I7)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제넥신은 미국 정부기관과 내년 교모세포종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 1b상과 2a상의 비용을 미 정부기관이 대는 조건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이루킨은 제넥신의 약효 지속성 기술인 '하이브리드에프씨(hyFc)'를 '인터루킨-7'에 적용함으로써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숫자와 기능을 높인 것이다. 인터루킨-7은 T세포의 발달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NIH는 연간 예산이 320억달러(약 36조원)에 달한다. 질병 극복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7개의 산하기관을 통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잇단 미국 정부 과제 선정은 글로벌 개발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다.

김석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산업혁신연구본부장은 "세계 단위에서 이뤄지는 연구들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열람된다"며 "최근 사례들은 한국 기업들의 연구개발 수준이 NIH의 관심 대상이 될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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