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미국 아마존 본사 찾아 협력 논의
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아마존 디지털 기술 도입
전 계열사 빅데이터 구축도
"국내 금융 디지털혁신 선도"
[ 안상미 기자 ] 신한금융이 이르면 내년께 미국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을 입힌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신한금융은 또 해외법인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은행·카드·생명·금융투자 등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공동 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도 아마존과 협력하기로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의 업무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아마존 주요 파트너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CEO 벤치마킹’에도 직접 참석해 아마존의 혁신 노하우와 디지털 사업화 등에 대해 토론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아마존과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아마존의 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각종 디지털 혁신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계열사별로 디지털금융 협력방안을 모색해왔다. 전 계열사에 아마존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공간에서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샌드박스’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 8월부터 신한금융 계열사 직원 160여 명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디지털 심화 교육도 했다. 아마존의 혁신적인 기술력 등을 전수받아 신한금융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디지털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신한금융의 목표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음성 뱅킹 서비스에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파일럿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는 구글, 애플 등과의 경쟁을 뚫고 미국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알렉사는 음성인식을 처리하는 기술 수준이 가장 앞서 있는 데다 자동차, 냉장고, TV 등 다양한 기기로 빠르게 확대 적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국내 음성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AI 음성인식 도입 외에 전 계열사를 통합한 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도 아마존과 손을 잡기로 했다. 현재 계열사별로 두고 있는 빅데이터센터를 하나로 합쳐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및 고객 추천 시스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핀테크(금융기술) 시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신한금융이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면 아마존 같은 업체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마존과 연계한 금융상품 개발, 빅데이터 및 AI를 활용한 상품 추천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마련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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