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눈] "토지 투자, 까다롭지만 열매는 달다"

입력 2017-10-09 16:09
박관식 한국토지개발원 대표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자연녹지지역 중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곳 주목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해
기업들이 입주하는 지역의 농지 눈여겨 봐야


올해는 모처럼 긴 추석 연휴가 이어져 고향집에서 넉넉한 휴가를 즐긴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이 떠올리는 고향 모습은 동네 입구에 큰 나무가 있고 아담한 집들이 서로 지붕을 마주하고 옹기종기 모인 정감 있는 풍경이다. 몇 년 사이 고향 풍경이 확 달라진 곳도 있다. 너른 들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천지개벽을 한 듯 고층 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서기도 한다. 흔히 개발지라고 부르는 곳들이다.


대개 부동산 투자, 그중에서도 토지 투자를 할 때면 사람들은 일단 어려움을 느낀다. 계획관리지역, 도시지역, 자연녹지구역 같은 단어도 생소할뿐더러 주변에서 토지 투자를 잘못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사례도 적지 않게 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흔히 부동산 투자하면 생각하는 빌딩과 아파트 투자 역시 결국은 토지에 대한 투자다.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에 있는 건물을 보자. 20년 30년 돼 낙후된 건물이라 해도 처음의 시세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받는다. 건물이 있는 대지, 즉 토지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꾸준히 지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다. 역세권이라는 입지 또한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는 대지의 가치를 의미한다. 즉 모든 부동산 투자는 토지 투자이고 발전 가능성 높은 토지를 선별하는 능력이 곧 성공 투자의 지름길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토지가 발전 가능성이 있는 토지일까. 최근 전국에서 지가상승률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충북혁신도시나 전북혁신도시는 도심 주변의 자연녹지지역과 농지를 수용 개발한 곳이다. 충북혁신도시는 진천, 음성지역의 논밭이 혁신도시로 편입되면서 엄청나게 가치가 상승했고 도심지역으로 변모했다. 또 혁신도시 개발과 함께 혁신도시 주변 토지 가치도 폭등했다. 개발이 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그 주변 농지나 자연녹지지역까지도 가치가 오르게 마련이다.

원래 자연녹지지역은 도심을 개발할 때 주변에 형성한 일종의 보호구역이다. 개발제한구역도 이 자연녹지지역에 속한다. 개발제한구역은 서울 및 수도권, 5대 광역시 지역에만 존재한다. 개발제한구역이 개발이 된다는 건 도시가 커지면서 자연녹지지역까지 도시에 편입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기란 쉽지 않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린다 해도 수용개발 형식으로 매입되기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개발제한구역이 아니라 자연녹지지역 중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규모로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기업이 입주하면서 일자리가 생기는 지역의 농지를 매입해 주택을 건설하거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례가 많다. 개발이 되는 도시 주변의 농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일반인은 가치분석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개발이 된다는 말에 쉽게 현혹된다. 대부분 현재의 대지 모습만 보고 가치를 판단하지만, 미래 가치가 있는 토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개발지의 성장 패턴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개발은 돼도 활성화되지 않는 지역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 개발 시기, 개발지와의 거리 등은 필수로 따져봐야 한다.

토지 투자는 단기간에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기 쉽지 않은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개발지의 성장모델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온 전문가 조언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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