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 아닌 농지에 설치하는 창고
임대 불가능, 펜션처럼 사용할 수 없어
고향에 농지가 있는데 집짓는 것은 이래저래 부담되기 때문에 농막을 설치해 사용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농막은 먼 거리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농기구·농약·비료·종자를 보관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농지에 설치할 수 있는 창고다. 논이나 밭, 과수원 등에 농지전용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20㎡(6평)까지 컨테이너박스처럼 갖다 놓을 수 있다.
도시에 살면서 시골에 농지를 마련해 두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농막을 설치한 후 주말주택처럼 쓰기도 한다. 집을 지으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농막은 그렇지 않다.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세금에서도 자유롭다.
하지만 농막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처럼 사용할 수 없다. 최근까지 주거시설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수도·가스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었지만, 2012년부터 농막에 간단한 취사나 농작업 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간선공급설비 설치를 허용했다. 농막에도 전기·수도·가스 설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농막으로 주로 사용됐던 아이템은 컨테이너박스였다. 창고 외의 용도로는 활용하기 힘들었지만 최근엔 많이 고급화 되고 있다. 모양이나 구조, 사용하는 자재 등이 전원주택과 차이가 없다. 외관도 화려하게 변하고 있다. 농사철에 잠깐씩 쓸 집으로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편리한 시설에 겨울철에 이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단열도 뛰어나다.
현장에서 지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집 짓는 업체에 주문하면 공장에서 제작해 트럭에 싣고 와 설치해 준다. 사용하다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이동식 건축물이다.
아무리 작아도 주택으로 사용할 목적이라면 필요한 인허가를 정식으로 마쳐야 한다. 농지전용을 하고 건축신고 후 사용승인(준공)을 받아 사용해야 문제가 없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창고처럼 사용할 목적의 농막은 이런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다. 면사무소에 신고만으로 농지나 임야에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지역마다 설치기준이 차이가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간혹 마당에 농막을 설치가 가능한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택의 마당은 지목이 대지가 일반적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자신의 농지에 20㎡ 미만 크기로 설치할 수 있는 농사용 창고가 농막이다. 농지는 지목이 전, 답, 과수원인 토지고, 농지법에서는 지목과 관계없이 현황이 농지면 농지로 본다.
주택의 마당은 지목이 대지이므로 농막을 설치할 수 없다. 창고나 주택이라야 하고 증축신고가 필요하다. 이때는 건폐율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농막은 한 사람이 몇 개나 설치할 수 있는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기준은 없다. 농사용 창고가 다수 필요한 경우 명분이 있다면 다수 설치할 수도 있겠으나 농사 이외의 목적으로 다수를 사용한다면 당연히 불가능하다.
“농막을 여러 개 설치한 후 임대하거나 펜션처럼 운영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도 많다. “농지를 1천평을 소유하고 있는데 100평씩 분할해 필지마다 농막 1채씩 모두 10채를 놓고 펜션처럼 임대해도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하다. ‘농막’은 개발행위허가나 농지(산지)전용허가, 건축신고나 건축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농지에 설치할 수 있는 농사용 창고다.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막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농막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없다.
또,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처럼 임대할 수 없다. 펜션은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는 민박이다. 민박 영업은 주택이라야 가능하다. 주택으로 신고하거나 허가받은 후 주택으로 준공 난 건물만 펜션으로 이용할 수 있다.
농막은 원거리에서 농사짓는 사람을 위한 시설이다. 필지마다 몇 개 설치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한 사람이 여러 개를 설치할 수 있느냐에 대한 규정도 없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에 불편할 정도의 원거리가 아닌 곳에 설치하는 것이나 한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두 개 이상 설치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 같은 장소에 필지를 나누어 한 사람이 필지마다 하나씩 설치하는 예는 명분이 없다.
농막은 농막이다. 주택이 아니다.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 정리=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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