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신 시큰'...뼈·관절 통증 무시하는 당신 '스튜핏!'

입력 2017-10-08 07:58
2040대 이유없는 뼈·관절 통증, 희귀질환 가능성
골거대세포종, 강직성 척추염 젊은층 발병율 높아
파스, 진통제로 버티다 치료시기 놓쳐
통증 부위 커지거나 가만있어도 아프면 병원 찾아야




젊은이들은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달리 건강에 무심한 경향이 있다. 뼈나 관절에 나타나는 근골격계 통증도 운동이나 생활습관 탓으로 생각해 가볍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허리와 무릎의 지속적인 통증은 희귀질환의 전조일 수 있다. ‘골거대세포종’과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희귀질환은 젊은층에서 발생률이 높다. 파스와 진통제로 버티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주의깊게 살펴봐야한다.

◆관절 아프고 통증 부위 커지면 '골거대세포종' 가능성

무리한 적이 없는 데 갑자기 뼈·관절이 아프고 통증 발생 부위가 커지는 것 같다면 골거대세포종을 의심해봐야한다.

골거대세포종은 극심한 뼈 통증, 관절 기능 저하 등 퇴행성 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100만 명 당 1명 미만 일 정도로 극희귀질환이어서 병명도 생소한데다 주된 환자 층이 20~40대여서 진단 전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환자 수는 100~3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우리 몸은 뼈를 분해하고 재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골거대세포종은 뼈 세포를 흡수,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파골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경계성 종양이다. 초기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종양이 커지면서 신경을 눌러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뼈 및 관절 변형, 신체적 운동 기능 손실, 신경 손상에 따른 사지 마비 및 신체 기능 저하, 폐 전이, 드물게 악성 종양으로의 전환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근원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절제 수술로 종양 근처를 넓게 잘라낸다. 그러다 보니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관절 절제로 인한 신체적 기능이 저하될 위험도 크다. 환자 나이가 젊다보니 아픈 관절이 평생 짊어져야 할 짐으로 남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처음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이다. 발병 부위 자체가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때문에 오히려 상태가 매우 악화될 위험이 있는 경우다. 전체 골거대세포종 환자 중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은 약 20% 정도로 추정된다.

다행히 최근 수술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들을 위한 약물 치료 옵션이 등장했다. 임상연구를 통해 수술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의 86%가 치료 반응(종양반응)을 보인 주사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도 받았으나,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당 신약은 이미 미국 FDA나 호주 TGA에서는 희귀질환치료제(Orphan Drug) 로 지정됐고,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보험적용 되는 등 널리 쓰이고 있어 임상현장으로의 조속한 도입이 기대되고 있다.

◆"안 움직이면 더 아파"…강직성 척추염 의심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점차적으로 마디 마디가 굳어지는 만성 척추 관절병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최근 발병 연령층이 더 어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유병률은 0.1~1.4%로 알려져 있다.

다른 희귀질환과 마찬가지로 강직성 척추염은 원인 불명이다. 다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이 HLA(사람백혈구항원)-B27 유전자 양성이어서 주요 원인으로 추측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통증이 시작되는 부위가 주로 허리 아래 부분과 엉덩이 부위다. 정확히는 엉치뼈와 엉덩뼈 사이에 있는 ‘엉치엉덩관절’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특이하게 잘 때 더 아프다. 일어나 활동하면 통증이 없거나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척추 외에도 한쪽 다리의 관절이나 발꿈치, 갈비뼈에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희망적인 것은 초기에 강직성 척추염을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완치는 힘들어지지만 다른 만성질환처럼 약물과 재활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또한 수술 치료가 가능한데, 류머티즘관절염에 사용하는 생물학적 제제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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