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타쿠(한 분야에 마니아나 전문가 이상으로 빠져든 사람)’의 나라로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프라모델을 즐기는 ‘키덜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도쿄 하라주쿠나 오다이바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들을 보는 것도 일본만의 독특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사회상을 반영하듯 각 분야의 마니아 수요를 겨냥한 상품도 일본에선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철도 분야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번에는 어린이를 겨냥한 철도 관련 상품이 등장해 일본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시코쿠키오스크라는 회사가 JR시코쿠선 열차를 디자인해 출시한 아동용 양말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테츠시타(?下)라는 이름의 양말은 기차를 모티브로 한 까닭에 전국의 철도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JR시코쿠선 버전으로 구체적으로 상업화한 까닭에 더욱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소위 ‘스페셜 버전’이라는 것이지요.
제품 종류는 총 8가지로 관광열차 등 각종 열차를 주제로 색상을 다양화했다고 합니다.시코쿠 지역의 편의점과 관광열차 등에서 판매하면서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철도를 모티브로 한 아동용 양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은 ‘오타쿠 경제’가 대단히 세분화돼 있고, 발달한 나라입니다. 야노경제연구소(矢野???究所)가 지난해 8~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19.1%가 자신이 오타쿠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피규어, 철도모형, 아이돌, 프로레슬링, 코스프레의상. 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오타쿠 관련 산업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돌시장의 경우엔 전년 대비 30.7% 성장한 1550억엔(약 1조5000억원)규모에 이르렀다고도 합니다.
지난달엔 피규어·프라모델 전문기업 고토부키야가 일본 증시에 상장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건담 등의 프라모델로 알려진 반다이남코홀딩스도 상장돼 있는 상태구요.
조그마한 개인별 취미도 상업화하고, 또 그것이 활성화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인듯 합니다. 동시에 시장은 찾고 찾으면 무궁무진하게 개척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