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중국 부패 폭로한 궈원구이 계정 중지

입력 2017-10-02 19:22
당대회 의식해 선제조치 취한 듯


[ 뉴욕=김현석 기자 ] 페이스북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온 궈원구이 정취안홀딩스 회장(50·사진)의 계정을 중지시켰다. 중국 진출을 앞둔 페이스북이 오는 18일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눈치를 봐 취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이 지난달 30일 궈 회장의 계정 활동을 중지하고 그와 관련된 다른 계정은 폐쇄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NYT에 궈 회장 콘텐츠에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어 서비스 약관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셜린 첸 페이스북 대변인은 “페이스북은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접수해 해당 계정을 조사한 뒤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누가 불만을 제기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NYT는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조치가 취해진 데 주목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 길을 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앞두고 페이스북이 계정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20억 명이 넘지만 중국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8년간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힘쓰면서 중국 서비스를 위해 상하이에 사무실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재벌인 궈 회장은 2015년 중국 당국의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올초부터 “하이난항공그룹(HNA) 지분 29%를 가진 대주주 관쥔은 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사생아”라는 등 중국 고위층 비리를 잇달아 폭로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